하품은 뇌의 냉각 작용

앵무새 이용해 하품의 과학적 원리 밝혀

하품은 대개 지루할 때 나오고, 하품을 하면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과 같은 각성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앵무새를 이용한 새로운 실험 결과, 하품은 뇌의

열기를 식히기 위한 작용이라는 주장이 새롭게 나왔다.

미국 빙엄튼 대학 생물학과 앤드류 갤럽 박사는 호주에 서식하는 앵무새 종자를

이용해 하품의 원리를 실험했다.

앵무새는 전형적인 척추동물로서 조류 중 상대적으로 뇌가 크고, 온도 변화가

큰 호주에 서식하며, 무엇보다도 사람이나 다른 포유류처럼 하품을 따라 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어 실험대상으로 선택됐다. 사람이나 개를 실험대상으로 하면 따라 하는

바람에 정확한 측정 데이터를 얻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연구진은 앵무새를 △점차 올라가는 온도 △계속 높은 온도 △에어컨으로 적절하게

유지되는 온도 등 세 가지 환경에 노출시켜 놓고 하품 빈도를 측정했다.

앵무새는 첫 번째 환경, 즉 온도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다른 상황보다 두 배 이상으로

많은 하품을 했다. 올라가는 실내 온도에 따라 올라가는 뇌 온도를 낮추기 위해 하품을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 갤럽 박사의 해석이다.

그러면 왜 계속 온도가 높은 두 번째 상황에서는 하품을 많이 하지 않을까. 그

이유를 갤럽 박사는 “주변 온도가 계속 높을 때 하품을 해 실내의 따뜻한 공기를

들이마시면 뇌 냉각에 오히려 해로운 작용을 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즉 체온보다

외부 기온이 높으면 기본적으로 하품을 해서는 안 된다는 소리다.

반대로 외부 온도가 체온보다 훨씬 낮을 때 하품을 하는 것도 해로울 수 있다.

지나치게 냉각되면서 열 쇼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의 연구를 통해 뇌는 마치 컴퓨터에 냉각 팬이 달려 있듯 시원한 상태에서

가장 잘 작동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하품이 나올 때 코로 숨을 쉬면서 이마를 차갑게 하면 하품이 멈추는 현상도 ‘하품은

뇌의 냉각 작용’이란 가설을 입증한다고 갤럽 박사는 설명했다. 동양 전통의 ‘머리는

차게, 발은 따뜻하게’가 잘 들어맞는 순간이다.

갤럽 박사는 인간은 왜 하품을 하는지를 유형별로 설명했다.

피곤하면 왜 하품이 나올까

피로가 쌓이고 수면이 부족하면 뇌 온도가 올라간다. 인체는 하품을 통해 올라간

뇌의 온도를 식힌다.

△ 그렇다면 실컷 자고 난 뒤 하품하는 이유는?

뜨거워진 뇌를 식히는 게 하품이라고 했다. 이처럼 하품은 뇌의 ‘상태 전환’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잠 들려는 상태로,

다시 잠에서 깨어나 각성 단계로 옮겨 가는 상태에서 뇌는 하품을 통해 뇌의 상태

전환을 돕는다.

△ 왜 사람이나 개, 사자 등은 하품을 쫓아 하나

뇌를 식힌다는 것은 각성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행동이다. 따라서 무리 중

하나가 하품을 하는 것은 다른 일원에서 “우리 정신 차리자”는 신호를 보내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무리를 지어 사는 동물에게서 하품이 전염되는 이유다.

다발성 경화증, 편두통이 있는 사람은 왜 하품을 많이 하나

다발성경화증은 체온조절에 지장을 받기 때문에 하품을 자주 한다. 편두통 환자는

하품이 잦아지면서 두통이 심해질 것을 예감할 수 있다. 간질 환자 역시 발작 전

하품이 늘어난다. 모두 뇌의 냉각 작용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갤럽 박사는 “하품은 인간이 계속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선물”이라며

“앞으로 어떤 방식을 통해 하품이 뇌를 식히는지를 계속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동물 행동 저널(Journal Animal Behavior)’에 곧 발표될 예정이며,

미국 과학채널 디스커버리, msnbc 등의 온라인 판이 최근 보도했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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