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하루 몇 잔까지 마셔도 되나요?

진료실에서 환자들이 많이 하는 질문 베스트 10위 안에 드는 얘기다.

커피를 한 모금만 마셔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어지럽다는 사람부터, 하루에 10잔을

마셔도 졸립기만 하다는 사람까지 커피에 대한 반응과 기호도는 사람마다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대개 얼마나 마셔야 적당한 것인지, 혹은 커피가 몸에 해로운 음료는

아닌지 등에 대해 궁금해 하면서 마시는 경우가 많다.

나도 커피를 무척이나 좋아해 매일 2~3잔씩은 꼬박꼬박 마셔주는 1인으로서 커피에

대한 개인적 입장을 얘기해 보려고 한다.

커피가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얘기하려면 카페인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카페인은 커피뿐 아니라 우리가 즐겨 마시는 콜라, 홍차, 녹차, 코코아 그리고 초콜릿

등에 포함돼 있다. 그리고 일상에서 많이 접하는 게보린, 펜잘, 사리돈 같은 혼합

성분의 두통약, 즐겨 마시는 박카스에도 카페인이 일정량 포함돼 있다.

카페인을 얼마까지 먹어도 안전한가에 대한 기준은 여러 연구 결과에 따라 약간씩

다르게 나타난다. 그러나 작년(2007년)에 식품의약품안정청이 발표한 기준에 따르면

성인은 하루에 400mg, 임산부는 하루에 300mg 미만으로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보통 카페인 400mg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인지 감을 못 잡을 것 같아 이해를

돕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정청 자료를 참고해 그림으로 표현해 보았다.

카페인을 400mg 섭취하는 게 쉽지 않은 일처럼 보이지만 커피를 하루 5~6잔씩

마시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다. 특히 아메리카노 커피 경우엔

카페인 함량이 천차만별이라 3잔만 마셔도 기준치를 넘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400mg이라는 것은 언제까지나 평균적인 최대 섭취량의 기준치(아무리 많이

먹어도 이만큼 이상은 먹지 말란 얘기!)일 뿐,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카페인을 얼마나 먹어야 과다 섭취에 따른 증상들, 즉 두통, 수면장애, 불안감

등이 나타나는지도 사람마다 다르다.

카페인을 매일 250mg씩 꾸준히 섭취하면 카페인 중독 증상(위장장애, 피로, 흥분,

신경질적, 안절부절, 얼굴이 붉어짐 등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 역시 사람마다

다르다.

분명한 것은 처음엔 커피 한 잔에도 잠이 번쩍 달아나던 사람이라도, 매일 일정량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전보다 카페인에 대한 반응이 점점 무뎌지게 된다는 사실이다.

많은 환자들이 이런 얘기를 한다.

"아침에 커피 한 잔은 왠지 정신을 맑게 하고, 집중력도 좋게 하는 것 같아

꼭 마셔요. 점심 먹고 오후에 일할 땐 졸리니까 한두 잔 정도 더 마시게 되요. 그런데

이상하게 집에서 밤에 자려고 하면 막상 잠이 잘 안 와서 새벽까지 뜬눈으로 있다가

간신히 잠들곤 하죠. 그럼 다음날엔 여지없이 피곤해서 또 아침부터 커피를 찾게

되요."

위와 같은 사이클이 무한 반복되는 것은 아닐까?

(물론 밤에 잠을 설치는 원인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커피도 한몫 하고 있으리라는

얘기다.)

사실 내가 먹고 있는 카페인이 몇 mg이고, 그게 기준치 초과인지, 안전한 양인지

생각하면서 먹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커피 한잔, 콜라 한잔을 마셔도 그렇게

따지면서 먹어야만 한다!…고 겁을 주는 것이 아니라, 카페인이 위의 그림처럼 나의

피로한 일상에서 저런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졸리거나 피곤할 때마다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들이나 혼합 성분의 두통약, 박카스

등을 즐겨 찾는 사람이라면 본인이 겪고 있는 수면장애, 두통, 불안감 등이 오히려

카페인의 과한 섭취로 인한 것은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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