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냐, 공주냐? 아빠 유전자가 결정

英 연구진, 가계도 927개 분석 결과

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아들을 못 낳는다고 구박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무지의

소치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성별을 결정하는 데에는 모계보다

부계의 유전자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영국 뉴캐슬대학 진화생물학과 코리 겔러트리 박사 팀은 “북미와 유럽사람 55만6387명이

포함된, 수 백 년 동안의 가계도 927개를 분석했더니 남편에게서 형제가 많으면 아들을

얻는 확률이 높았고, 누이가 많으면 딸을 얻기 쉬운 경향이 보였다”고 최근 ‘진화

생물학(Evolutionary Biology)’지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그러나 아내의 가계도는

성별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식의 성별은 정자가 X 혹은 Y 성염색체를 운반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정자가

X 염색체를 가지면 엄마의 X 염색체와 만나 딸(XX)이 태어나고, 정자가 Y 염색체를

가지면 엄마의 X염색체와 만나 아들(XY)이 태어난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져 있었던

것. 이번 연구는 남자의 유전자가 X 또는 Y를 선택함으로써 성별이 결정된다는 점을

보여줬다.

겔러트리 박사는 유전자가 어떻게 자식의 성별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모르지만,

특정 유전자가 남성의 정자들이 X 혹은 Y 염색체 중 하나를 더 많이 포함하도록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남성들은 △성염색체 Y를 갖는 정자가 많아 아들을 많이 얻는 mm 그룹

△성염색체 X를 갖는 정자가 많아 딸을 많이 얻는 ff 그룹 △성염색체 X와 Y 비율이

비슷해 딸과 아들을 비슷하게 얻는 mf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

겔러트리 박사는 “성별을 결정하는 유전자는 주로 남성을 통해 발현하지만 남녀

모두에게 존재하는 대립형질”이라며 “남녀의 성비가 대략적으로 균형이 잡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아들이 너무 많아지면 여성은 짝을 찾기 쉽게 된다. 여성은 ff 유전자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ff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달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다음 세대에서는 전체적으로 ff유전자 그룹이 늘어나며 궁극적으로 성비가

균형을 이루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방송 BBC,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 데일리 온라인판

등이 최근 보도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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