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 형제 있으면 가족도 우울

형제-자매의 정신질환과 낮은 IQ의 영향 연구

“내가 형만큼 섬세하지 못하지만 이따금 형이 느끼는 감정에 나도 휩싸이면서

도저히 풀 길 없는 많은 생각을 하게 돼.”

빈센트 반 고흐에게 동생 테오가 보낸 편지의 한 구절이다. 광기로 가득한 인생을

보낸 고흐의 미술작품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전적으로 테오의 노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흐가 권총으로 자살한 6개월 뒤 정신질환에 시달리던 테오 역시

자살한다.

고흐와 테오의 이야기는 아직도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리지만, 실제로 형제-자매

중에 지능지수(IQ)가 현저히 낮고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이 있다면, 다른 형제-자매의

인생도 우울하기 쉽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 연구진은 정신질환이 있거나 IQ가 85점 미만인 형제-자매를

둔 사람 351명과 그렇지 않은 일반인 791명의 삶을 46년간의 기록을 토대로 조사했다.

그 결과, 정신질환자 형제-자매를 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일생 동안

우울증 등을 경험하는 비율이 1.63배 높았다. 이들이 경험한 증세는 2주 이상의 우울증, 고독감, 허망함, 식욕감퇴 등이었다.

또 아이큐가 낮은 형제-자매를 둔 사람들은 같은 주에 사는 비율이 일반인보다

1.18배 높았다. 이렇게 가깝게 사는 비율은 높았지만 정서적 친밀도는 떨어져 1년에

평균 13번 이하 정도만 연락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의 경우 형제-자매 중 정신질환자가 있으면 심리적 행복감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에게선 이런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형제-자매의 정신병이 다른 형제-자매의 결혼이나 육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 연구 결과는 ‘가족 심리학(Family Psychology)’ 12월 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의학 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의학전문지 메디컬 뉴스 투데이 온라인 판 등이

10일 보도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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