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반응 검사로 자폐아 조기진단

반응 20~50% 느려…생후 1년 전 진단하면 치료율↑

청력 테스트를 통해 자폐증 어린이를 생후 1년이 되기 전에 조기 진단하고 일찍

치료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적 전망을 가능케 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의 티모시 로버츠 박사는 자폐증 판정을 받은 6~15세

어린이 30명과 정상 어린이 34명에게 소리를 들려주면서 자기적 뇌파 검사기(MEG)라는

최신 기기로 뇌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소리에 대한 뇌 반응이 자폐 어린이에서 정상 어린이보다 20~50% 더 느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로버츠 박사는 이에 대해 “아주 작은 차이인 것 같지만 소리에 대한 뇌의 이런

느린 반응은 단어가 연속적으로 발음될 때 그 내용을 알아듣기 힘들게 돼 결국 자폐증

어린이가 인간과의 소통을 포기하게 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폐증 어린이의 소리 반응이 느린 이유를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차가

나아가지 못하는 현상에 비유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자폐증이 뇌 세포의 연결에

문제가 있어 발생한다는 이론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자기적 뇌파 검사기(MEG)는 현재 전세계에 100대 정도밖에

없는 고가 의료기기로, 사용료가 비싸며, 뇌종양 진단 등에 사용되고 있다.

로버츠 박사는 앞으로 기기 사용이 대중화되면 MEG 이용료도 낮아지면서 자폐아

진단에 널리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자폐증 진단에는 만 2~4세 어린이의 언어발달, 반복적 행동 양식, 사회적 상호

교류 등을 관찰하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어, 진단 시기가 아무리 빨라야 생후 2년

뒤라는 단점이

있다. 자폐아 치료는 일찍 시작할수록 효과가 크다는 사실이 증명돼 있다.

이 연구 결과는 1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 영상의학 학회에서 발표됐으며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영국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 온라인판 등이 이 날

보도했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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