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뉴스’ 보기 전에 손을 씻자?

깨끗하다고 느끼면 상대방 잘못에 덜 엄격해져

앞으로 신문

기사나

TV 뉴스를 볼 때는 손부터 씻고 봐야겠다. 영국에서의 연구 결과 ‘손을 씻어 스스로

청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추악한 얘기를 들어도 혐오감을 덜 느낀다’니 말이다.

영국 플리머스대 심리학과 시모네 슈날 박사의 흥미로운 연구는 다음과 같이 진행됐다.

첫 실험에서는 대학생 40명에게 4개의 단어를 주고 이 중 3개를 조합해 문장을 만들도록

했다.

한 그룹에는 ‘깨끗한’ ‘순수한’ ‘씻다’ ‘흠 없는’ ‘청순한’ 등 청결한

느낌을 단어들을 줬고, 대조 그룹에는 중립적인 단어들을 줬다. ‘깨끗한’ 단어들을

받은 그룹은 당연히 아름다운 문장들을 만들어냈고, 대조 그룹은 보통 문장을 만들어냈다.

연구진은 이어 이들에게 ‘추악한’ 이야기를 들려 줬다. 내용은 ‘주운 지갑에서

돈 빼내 갖기’ ‘이력서에 거짓말 써 넣기’ ‘비행기 사고 뒤 내가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상태가 심각한 사람을 먼저 죽이기’ 등이었다.

이들 추악한 이야기에 대해 학생들에게 ‘문제없다’부터 ‘너무 나쁘다’까지

다섯 단계로 도덕적 평가를 하도록 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똑같은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앞서 아름다운 단어들로 문장을 조합한 그룹의 평가는 상대적으로 덜 엄격했다는

결과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마약을 둘러싼 추악한 영화 ‘트레인스포팅’을 학생들에게

보여 줬다. 영화 상영 전 한 그룹은 손을 씻게 했고, 대조 그룹은 그냥 영화를 봤다.

영화 속 주인공들의 마약 행각에 대해 손을 씻고 영화를 본 그룹은 대조그룹보다

덜 엄격하게 평가했다.

슈날 박사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우리는 이성적으로 선과 악을 판단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주변의 청결도 등 전혀 상관없는 요소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다른 예로 더러운 책상에 앉아 다른 사람의 행동을 평가할 때 “참 더럽군”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것은 실제로는 더러운 책상이 불러일으킨 감정 때문인데, 대부분 사람들은

전적으로 상대방의 더러운 행동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것도 있다.

반대로 손을 씻고 깨끗한 책상에 앉아서는 추악한 얘기를 들어도, 자신의 청결함

때문에 “별로 추악하지 않군”이라고 생각하기 쉽다는 분석이다.

슈날 박사는 그렇기 때문에 “예컨대 법정에서 배심원이 평결에 앞서 손을 씻는다면

아마도 덜 엄격하게 판결을 내릴 것이며, 선거에서라면 도덕적으로 깨끗하지 못한

정치인에게 관대해지는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맥베스 효과’라고 불러 왔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에서

살인자가 손에 묻은 상상의 피를 닦아 내기 위해 끊임없이 손을 씻는 모습에서 따온

말이다.

슈날 박사는 앞으로 이러한 ‘청결도와 도덕적 판단’의 사례를 실생활에서 찾는

연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리과학협회가 펴내는 ‘심리 과학(Psychological Science)’

12월 호에 실렸으며, 미국 과학 전문 사이트인 사이언스데일리, 라이브사이언스 등이

2일 보도했다.

소수정 기자 crystalso@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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