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막히면 심장혈관도 막힌다

매연이 동맥경화 가속화시키며 심장발작 63% 높여

대책 없이 밀리는 교통체증 속에 갇혀 있을수록, 또는 상습 정체 구간에 가까이

살수록, 급성 심장병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에센대학 연구진은 상습 교통정체 구간 인근에 사는 45~74세 주민 4,494 명을

대상으로 심장 관상동맥 속의 칼슘 정도를 전자빔 전산화 단층 촬영(electron-beam

computed tomography)이란 방법으로 측정했다.

관상동맥에 칼슘 수치가 올라갈수록 관상동맥이 경화되면서 협심증 같은 급성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테롬성 동맥 경화증은 동맥 속에 칼슘, 지방질 등이 축적되면서 혈관이 좁아지는

병이다. 증상이 진전될수록 심근에 공급되는 피의 양이 감소하며 협심증 등으로 발전한다.

그 결과, 극심한 교통체증 구간으로부터 반경 50m 안 거주 주민의 경우 관상동맥

내 칼슘 증가로 동맥경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63%나 높았다. 반경 51~100m 거주자는

34%, 100~200m 내 거주자는 8% 각각 발병 위험이 높았다.

성별, 나이, 혈압, 흡연, 콜레스테롤 수치, 당뇨 등 심장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소를 고려하더라도, 교통정체 구간 가까이 사는 사람의 심장병 가능성은

확실히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구를 주도한 바바라 호프만 박사는 “자동차 매연이 확실히 급성 심장질환 유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심한 교통체증 구간으로부터 100m 이내에

사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6개월 이상 더 산 것 같은 칼슘 침착 정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현재 교통 정체 구간에 사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난 5년 간 동맥경화

발병률을 조사 중이다.

미국 심장협회는 2004년 대기오염과 심장병 증가 가능성에 대한 첫 공식 의견을

발표하면서 “자동차 매연에 노출되는 것은 급성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에

크게 기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보건당국은 각 도시 지역의 대기오염 정도를 정기적으로 조사하며 ‘대기오염

경보에 따라 특히 어린이들은 집 밖으로 나오지 말도록’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의료 권익옹호 단체인 과학-환경 건강 네트워크의 테드 세틀러 박사는 “대기오염이

심장병을 높이면 대기오염을 줄일 대책을 마련해야지, 어린이들을 집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것이 무슨 대비책이냐”며 비판했다.

미국과 독일에선 이처럼 도로 정체 구간이 심장병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경고도 내고 있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가 상습적 정체 구간 인근에 옹기종기 몰려

살거나, 아니면 정체된 차 속에 갇혀 지내는 시간이 많은 한국의 사정은 도대체 어떤지

궁금할 뿐이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순환 : 미국 심장 협회(Circulation : American Heart Association)’ 협회지에

게재됐으며, 미국 의학 웹진 헬스데이뉴스, 미국일간지 워싱턴포스트 온라인판 등이

30일 보도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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