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는 “사망” vs. 식물인간은 “생존”

존엄사 허용으로 본 뇌사와 식물인간의 차이

국내 최초의 존엄사 관련 판결을 내리면서 28일 서울서부지방법원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 씨의 상태에 대해 “뇌사 상태라고는 할 수 없으나, 대뇌피질이 파괴되고 뇌가

전반적으로 심한 위축 상태를 보여 통상의 지속적 식물인간 상태보다 더 심각하므로

뇌사에 가까운 상태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씨(75)에 대한 재판부의 존엄사 인정 근거가 된 뇌사와 식물인간 상태의 차이는

무엇일까.

김 모 씨에 대한 진료기록 및 신체 감정 결과 김 씨는 고령으로 식물상태

발생 후 8개월이 경과했음에도 의학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변화는 보이지 않고 자발호흡이

불가능해 인공호흡기에 전적으로 의지해 호흡을 하고 있었다.

또한 뇌간 기능의 일부만이 살아있어 자발적으로 눈을 뜨기는 하나 외부 자극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통증 자극에 대해 팔다리의 반사적 반응은 있지만

얼굴표정이나 안구 운동에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 씨에 대한 제 3의 중립적 의료기관의 진단에 따르면 뇌간의 일부 기능이 살아있고

뇌파의 평탄화 현상이 없어 뇌사 상태라고는 할 수 없으나 대뇌피질이 파괴되고 뇌가

전반적으로 심한 위축 상태를 보여 통상의 지속적 식물인간 상태보다 더 심각하므로

뇌사에 가까운 상태였다.

서울대 법의학 교실 이윤성 교수는 “뇌사는 뇌의 모든 기능이 영구히 정지한

상태이고 식물인간은 뇌의 기능 중 인지능력, 움직임, 감정 등을 담당하는 부분은

죽고,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적인 부위인 숨골 같은 부위는 살아있는 상태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뇌사

뇌사 상태에 있는 환자는 인공호흡 장치 등 의학적인 연명 조치에 의해 일정한

기간 동안 심폐 기능을 유지할 수는 있으나, 생명 회복의 가능성은 전혀 없고 인공적

의료 장치를 제거하면 반드시 심장사가 발생해 사망한다.

인위적으로 연명 장치를 제거하지 않는 경우에도 뇌사 상태에서는 긴 경우 2주일,

3~4일 이내에 심장에 의한 사망이 발생한다.

1968년에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제22회 세계의학협회 총회(World Medical Assembly)에서

채택된 ‘시드니 선언’을 통해 처음으로 뇌사를 사망으로 인정한 이후에 뇌사는 오늘날

거의 모든 국가에서 의학적 사망으로 인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1983년에 대한의학협회에 구성된 ‘죽음의 정의 특별위원회’가 발표한

죽음의 정의 및 뇌사 판정 기준을 통해 사망을 ‘심장 및 호흡 기능과 뇌반사의 불가역적

정지 또는 소실’로 보면서 뇌사를 사망으로 인정했다.

▽식물인간

식물인간은 대뇌에서 관장하는 운동, 감각, 사고, 정시 기능 등 동물적 기능은

상실돼 손발을 목적 없이 조금은 움직일 수 있으나 자력으로 이동은 할 수 없다.

음식 섭취도 불가능하며 소리는 가끔 내기는 하지만 의미 없는 소리일 뿐 의사소통은

불가능 하다.

뇌사는 의학적 사망으로 인정되고 있지만 식물인간은 호흡중추가 뇌간에 있고,

회복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망으로 인정할 수 없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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