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수발 든 배우자가 장수한다

긍정심 생기고 배우자 상실 스트레스도 잘 견뎌

병수발을 든 배우자가 오히려 장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건대학교 연구진은 70세 이상의 부부 1,688 쌍을 7년 간 관찰한 결과 아픈

배우자의 병수발을 든 배우자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오래 살았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병수발이 건강에 해롭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부정하는 내용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구 팀은 각 커플이 배우자를 돕는 데 얼마나 시간을 쓰는지 일지를 쓰도록 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일지에 식사, 옷 입기, 씻기, 식사 준비, 돈 관리, 약 복용 등의

활동에서 배우자를 얼마나 돕는지 기입했다.

일주일에 14시간 이상 배우자를 돕는 경우는 10%에 지나지 않았다. 81%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으며, 주 14시간 미만을 돕는 경우는 9% 정도였다.

조사 기간인 1993~2000년 7년 기간 중 대상자의 27%에 해당하는 909명이 사망했으며,

주 14시간 이상씩 배우자를 병수발한 그룹의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조사 대상자의 건강, 나이, 인종, 성별, 교육, 직업적 신분, 순자산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도 병수발을 든 그룹의 사망률이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낮았다. 비슷한 수준의

건강과 연령대라도 아픈 배우자를 도운 사람의 수명이 상대적으로 더 길었다는 결론이다.

연구를 주도한 스테파니 브라운 박사는 “사랑하는 사람을 도우면서 이타심과

긍정심이 생기고, 또한 배우자의 사망이 주는 스트레스를 견뎌낼 수 있는 힘을 미리

갖게 되기 때문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녀는 이 연구에 앞서 친구, 친척, 이웃에 사회적 지원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사망률이 더 낮고, 배우자 상실에도 잘 대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브라운 박사는 미 국립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남을 돌보는 행동이 신경 과학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심리 과학(Psychological Science)’ 학회지에 소개됐고,

미국 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영국 정신의학 전문지 사이키 센트럴 등이 26일

보도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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