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기 확 줄인 저염김치 담가볼까

염분 70%까지 줄이되 오디, 강황 등으로 맛 보강

김장이 한창이다. 평소 김장을 따로 하지 않거나 사먹던 주부들도 올해 중국산

먹거리 파동 이후 직접 담그는 사례가 많다.

김치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하나 걸리는 것은 소금기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올해는 ‘저염 김치’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고혈압의

주범인 소금기는 줄이되 김치의 상큼한 맛과 영양은 그대로 살리는 저염 김치 담그는

법을 김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소개한다.

김치와 소금

한국의 대표 음식인 김치는 항암, 항산화, 비만 방지 등 효과뿐 아니라 최근에는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와 조류인플루엔자(AI)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적 건강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염장 식품인 김치에는 소금이 유독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 문제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이 ‘한국인의 주요 소금섭취 식품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은 여러 음식 중 김치(29.6%)로부터 소금을 가장 많이 섭취한다.

다음은 국과 찌개류(18.0%), 어패류(13.3%) 순이었다.

소금은 40%의 나트륨(Na)과 60%의 염소(Cl)로 구성돼 있다. 일반적으로 소금으로

섭취하는 나트륨은 인체에서 세포외액의 부피를 유지하는 데 중요하지만 너무 많이

섭취하면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동서신의학병원 영양관리센터 이금주 팀장은 “세계보건기구(WHO)와 한국영양학회는

하루 소금 섭취 권장량을 5g으로 정했지만 실제 한국인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 13.5g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소금을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면 고혈압, 당뇨병, 신장질환,

심혈관질환, 비만, 대사증후군 등 여러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보통 김치의 염도는 2~2.5%지만, 저염 김치는 이를 1~1.5%로 낮춘다. 이렇게 김치의

소금기를 낮추면 김치를 통한 소금 섭취량을 기존 하루 4g에서 2~3g으로 줄일 수

있다.

물 1ℓ 당 소금량을 40~60g까지 낮춘다

저염 김치를 만드는 첫 번째 요령은 소금기를 최대한 줄이되 김치 고유의 맛이나

발효 과정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

부산대 김치연구소의 박건영 교수(한국김치협회 회장)는 “전에는 소금을 김치

전체 무게의 5% 정도 넣었지만 이제 2% 이하로 넣는 것이 좋다”며 “소금의 양이

너무 적으면 발효가 잘 되지 않아 유산균 등 유익한 성분이 감소하지만, 이 정도

넣어 주면 간이 적당히 배면서 발효도 잘 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배추를 절이는 절임수의 소금기는 10~12%였다. 이 절임수로 배추를 5~6시간

절인 뒤 김치를 담그면 완성된 김치의 염도는2~2.5% 정도가 된다. 완성된 김치의

염도를1~1.5%로 낮추려면 절임수의 염도를 4~6%까지 낮춘다.

따라서 과거 전통적 김치의 절임수를 만들 때 물 1ℓ에 소금을 100~120g까지 넣어

줬다면, 저염 김치를 만들 때는 소금을 40~60g으로 대폭 줄여 넣어준다.

소금 종류를 잘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염도가 100%에

가깝도록 만든 정제염보다 바닷물을 햇살과 해풍에 자연적으로 증발시켜 만드는 천일염이

좋다.

천일염은 정제염보다 나트륨 비중은 낮고 칼륨의 비중은 높다. 구운소금이나 죽염도

좋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므로, 절임수에는 천일염을, 배추 속을 만들 때는

구운소금이나 죽염을 쓰는 것도 방법이다.

오디, 복분자, 강황, 파프리카, 오미자로 싱거운 맛 보강

음식에 소금을 넣는 것은 음식을 염장해 보존 기간을 늘리는 것도 있지만, 맛을

살리기 위한 목적이 첫 번째다. 김치에 소금기가 줄어들면 심심하다고 느껴질 수

있으므로, 염분을 줄이는 대신 오디, 복분자, 강황, 파프리카, 오미자 등을 넣어

톡 쏘는 맛을 보강해 준다.

이 재료들은 소금기 감소로 저하된 김치 맛을 살려주면서 영양까지 보충하는 1석

2조의 효과를 거둔다.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 발효식품과학과 강순아 교수(한국김치협회 총무이사)는

“카레에 많이 들어가는 강황은 항암과 항산화 효과가 있다”며 “고춧가루 대신

강황을 넣으면 염분 저하로 심심해진 맛을 보강해 주고, 유산균까지 풍부해지므로

아이들에게 특히 좋다”고 설명했다.

오디즙을 넣는 방법도 있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에는 항산화, 항염증, 항암 효과를

가진 레스베라트롤이라는 성분이 100g 당 78mg 정도 들어 있다. 김치에 오디즙을

넣으면 오디의 상큼한 맛과 함께 영양도 배가된다.

무와 야채를 썰어 넣고 발효시켜 시원한 맛을 내는 나박김치에는 물 대신 오미자

우린 물을 넣기도 한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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