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보는 유모차’가 똑똑한 아기 만든다

대화로 뇌발달 촉진…아기 스트레스도 감소

자동차에서는 아기용 안전벨트를 부모와 마주보도록 설치하면 큰일 난다고 경고한다.

이런 경고의 영향 탓인 듯 유모차도 대개 아기의 시선을 앞을 보도록

해 놓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영국에서의 실험 결과 유모차의 경우 부모와 아기가 얼굴을 마주보도록

해야 아기가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면서 스트레스를 덜 받고, 부모가 계속 말을 걸면서

두뇌 발달도 촉진시킬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영국 던디대학 수잔 지딕 박사 팀은 시내 번화가 54곳에서 부모가 밀고 나온 유모차

2722대를 관찰했다. 그리고 그 중 20대를 선택해 1마일(1.6km) 거리를 절반은 아기가

전방을 보도록 하고, 나머지 절반 거리는 부모와 마주보도록 하고 아기의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앞 방향만 보도록 한 구간에서 웃은 아기는 단 한 명에 불과한 반면,

부모와 마주본 구간에서 웃은 아기는 다섯 명이나 됐다.

심장박동수도 ‘얼굴 마주보기’ 구간에서 약간 낮아졌고, 잠든 비율도 ‘멀리보기’

구간에서 11%에 그쳤지만 ‘마주보기’ 구간에서는 25%나 돼 아기가 훨씬 편안하게

느낀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지딕 박사는 “아기들이 유모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정서적으로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관찰에서 발견됐다”며 “특히 사람의 두뇌 발달속도는 생후 1~2년 기간에

다른 어떤 기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데, 이 기간 중에 유모차에서 부모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앞만 보는 아기는 두뇌 발달 정도가 떨어짐은 물론 정서적으로도

황폐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관찰 결과 특히 생후 1~2년 사이의 아기 중 부모와 마주보는 유모차를 타고

있는 경우는 18%에 불과했다.

마주보는 유모차에서 부모가 아기에게 말을 거는 비율은 22%로 ‘멀리 보는’

유모차보다 두 배나 높았다. 연구 팀은 마주보는 유모차에서 부모들이 더욱 자주

아기에게 말을 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딕 박사는 앞으로 더 큰 규모의 연구를 통해 부모가 현명하게 유모차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연구는 영국 국립 독서재단의 도움으로 진행됐으며 영국 BBC 방송, 주간지

가디언 인터넷판 등에서 21일 보도했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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