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지나도 뜨거운 사랑 있다

오래된 커플의 뇌 영상, ‘이제 막 사랑’과 똑같아

흔히들 ‘결혼은 연애의 끝’이라고 말한다.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사랑 역시

아름답지만 영화 속에서나 나온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런 상식을 멋지게 깨는 연구가

뉴욕에서 나왔다.

미국 뉴욕주립대 스토니 브룩 캠퍼스의 심리학과 아더 애런 박사 팀은 결혼 21년이

지난 커플 중 아직도 서로 사랑한다고 밝힌 여자 10명과 남자 7명이 배우자의 사진을

볼 때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했다.

그리고 이들의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1년 이내에 사랑에 빠진 커플의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거의 동일했다. ‘새로 사랑에 빠진 사람들’에 대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

촬영은 뉴욕 알버트 아인스타인 대학 의대의 루시 브라운 교수 팀이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실험에 참여한 브라운 교수는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을 실험 참여자가 속일

수는 없다”며 “조사 대상 숫자가 적은 것 같지만 이 정도 숫자가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을

통한 연구에서는 표준적”이라고 밝혔다.

‘오래된 사랑’의 특징은 강한 애정을 느끼지만 ‘새로운 사랑’에 따르기 마련인

집착과 불안이 없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리고 오래된 커플은 상대방을 인생의 중심에

놓고자 하며, 계속 관계와 활발한 성생활을 갖길 원한다.

그간 오래된 사랑에 대한 교과서적 해석은 ‘사랑은 반드시 식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성생활에 관한 한 ‘불안을 느끼지 않을 안정적 파트너가 있어야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 중 하나인 미국 러트거스대 인류학자 헬렌 피셔는 “전세계

사람들에게 로맨틱한 사랑이 계속될 수 있냐고 물으면 대개 눈을 굴리다 ‘아마 아니다’고

대답할 것”이라며 “대부분의 교과서 역시 그렇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이들이 틀렸다고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하와이대 심리학과 일레인 해트필드 교수는 “이번 연구로 연애학에 멋진 내용이

추가됐다”며 “결혼은 열정적 사랑의 마지막이 아니라 희망찬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신경학회(Society for Neuroscience) 연례회의에서

16일 발표됐으며, 미국 종합일간지 USA투데이 온라인판 등이 16일 보도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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