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숫자 비슷한 직장에서 성희롱 빈발

남자 대다수 직장에선 오히려 사례 적어

① 모든 직원이 남성이고 여직원이 극소수인 직장 ② 남녀 비율이 비슷한 직장

③ 여자가 더 많은 직장 중 어디에서 성희롱이 가장 적게 일어날까. 상식으로는 번호

순서대로 성희롱이 많을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미국에서 수많은 업종의 크고 작은 직장에 조사원들이 잠입해 6개월간

관찰한 바에 따르면 성희롱이 많은 순서는 오히려 ② > ③ > ①인 것으로 조사됐다.

즉 남녀 비율이 적당히 비슷해야 성희롱이 가장 많이 일어나고, 여성이 다수를

차지하는 직장에서도 성희롱이 적지 않은 반면, 남성이 절대다수인 직장의 여성이

가장 성희롱에 덜 시달린다는 결론이다.

조사 대상은 직원 50~5000명 규모의 110개 직장들로, 제조업, 금융업, 무역업,

행정기관 등 다양한 업종을 포함했다. 성희롱이 발생한 곳은 조사 대상 일터의 3분의

2 정도였다.

연구를 주도한 랜드 허드슨 박사는 “간단히 말해 접촉 빈도가 높을수록 성희롱

빈도도 높아진다”며 “여성이 대다수를 점하는 직장의 경우 성폭행 같은 심한 성희롱은

적지만 여자를 깔보는 언행 등의 가벼운 성희롱 사례가 여자가 극소수인 직장보다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여성이 절대 다수를 점하는 백화점 등에서 일어난 한국에서의 극단적 성희롱 사례를

보면, 여자의 숫자가 많다고 성희롱 사례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고위직 여성일수록 성희롱 빈도 높아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또 하나 상식과 다른 결과는 고위직 또는 자율성이 높은

일을 하는 여성일수록 성희롱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사실이었다. 상식적으로 고위직이나

자율적 일을 하는 여성은 더 많은 권한을 갖기 때문에 자신을 더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성적 요구, 협박, 강제적 성접촉 등에 노출되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에 대해 허드슨 박사는 “전통적으로 남성 위주였던 직장에서 여성이 고위직,

또는 좋은 자리로 올라가면 남자 직원들이 이를 위협으로 받아들이면서 다양한 성희롱

시도에 노출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편 성희롱 신고 제도를 갖고 있는 일터의 경우 심한 형태의 성희롱을 줄이는

데 확실한 성과를 보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연구 결과는 ‘일과 직업(Work and Occupations)’ 최신호에 소개 됐으며,

미국 의학 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정신의학 전문지 사이키 센트럴 온라인

판 등이 13일 보도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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