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잡이는 후다닥, 왼손잡이는 조심조심

손잡이 특성 따라 행동 양식도 다르다

“그런 눈으로 욕하지 마. 난 아무것도 망치지 않아. 난 왼손잡이야.”

패닉의 ‘왼손잡이’라는 노래에서 나타나듯 왼손잡이는 어렸을 때 왼손을 쓰다

어른에게 혼난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오른손잡이가 90%라는

조사 결과에서 보듯 왼손잡이는 비주류고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바른손의 편견’과 투쟁 중이다.

이러한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보다 더 예민하고 성격도 조심스럽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에버테이 던디대학 린 라이트 박사 팀은 왼손잡이 46명과 오른손잡이 66명을

대상으로 어떤 상황이 주어졌을 때 조심스럽게 행동하는지 충동적으로 행동하는지를

질문 형식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에 비해 원하는 것을 말할 때 더 예민하고 수줍어하며

행동을 조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이면서 왼손잡이인 사람에서 이런 성향이

강했다. 반면 오른손잡이는 상황이 닥치면 바로 행동에 나서는 충동-즉흥성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실수할까 봐 걱정이다’, ‘누군가 나에 대해 좋지 않게 말하면 신경

쓰인다’ 등과 같은 질문에 더 많이 반응했다.

연구진은 이런 차이가 서로 사용하는 뇌의 반구가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오른손잡이는 왼쪽 뇌를, 왼손잡이는 오른쪽 뇌를 자주 사용한다.

꼼꼼한 특성 발전시키면 오히려 축복

널리 알려졌듯 오른쪽 뇌는 창의력과 상상력 그리고 철학이나 종교, 예술 등 심미적

사고를 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왼쪽 뇌는 논리적이고 세밀한 사고와 사실에 입각한

생각과 판단을 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 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오른쪽 뇌가 감정의 부정적 측면에도 관여하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영국 스완시 대학 행동신경학자 필립 코어 박사는 “어느 쪽 손잡이냐에 따라

성격 차이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손잡이 특성만 보고 그 사람의 성격을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조심성이 더 큰 왼손잡이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좋은 습관을 개발하는 축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라이트 박사의 경우 스스로 왼손잡이로서 “미리 할 일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여러 색깔 테이프로 표시해 놓는 등 꼼꼼한 생활 태도를 몸에 익혀 왔으며,

실제로 큰 도움이 된다”고 자신의 경험을 말했다.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된 버락 오바마가 왼손잡이며

미켈란젤로, 다빈치, 뉴턴, 괴테, 베토벤, 피카소, 처칠, 간디, 빌 게이츠 등 역시

왼손잡이다.

이 연구 결과는 ‘성격과 개인차(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영국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 BBC 방송 온라인 판 등이 4일 보도했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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