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엔 왜 뼈가 없을까


2001년 국내에서 ‘광우병 파동’으로 쇠고기 값이 폭락하자 정부는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돌리고 ‘광우병’ 대신 ‘소해면상뇌증’이라고 표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친 소’라는 부정적 어감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려는 고육책이었다. 소해면상뇌증은 쉽게 풀이하면 소의 뇌가 해면(海綿), 즉 스펀지 모양으로 변하는 증세란 뜻이다.

인체에는 광우병에 걸리지 않아도 늘 스펀지 상태로 있는 조직이 있다. 남성의 음경에 있는 3개의 스펀지가 그것이다. 음경 동맥을 통해 피가 스펀지에 흘러들어가면서 발기가 일어나면 무골(無骨)이 유골(有骨)처럼 바뀌는 것이다.

사람에게 음경 뼈가 없는 이유에 대해선 오늘도 학자들끼리 논쟁을 벌이고 있다. 필자는 야외전쟁과 정자전쟁의 타협이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정자전쟁』의 로빈 베이커는 “초기 인류의 암컷은 여러 수컷과 교미했기 때문에 어떤 정자들은 자신이 수정되는 것을 포기하고 ‘우리 편’을 위해 다른 수컷의 정자를 공격하는 역할을 맡았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음경이 길어야 자궁 입구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수정 싸움에서 이기기에 유리했다”고 주장한다. 인류의 음경이 유난히 큰 데 대한 그럴싸한 설명이다.

한편 사냥터에서 다리와 같은 큰 음경을 덜렁덜렁 달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 뼈는 신축성이 제한적이므로 해면체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때로는 뼈도 없는 이 물건이 부러지기도 하는데, 스펀지를 둘러싸고 있는 백막이라는 두꺼운 막이 찢어진 것이다. 대부분 ‘뚝’하는 소리와 함께 음경이 휘어진다. 이는 여성 상위 체위에서 잘 일어난다. ‘놀던 계집 결딴 나도 엉덩이 짓은 남는다’는 속담처럼 색녀(色女)의 트레이드마크인 엉덩이 짓이 지나치게 왕성할 때 잘 생긴다는 것. 정상 체위를 즐기는 ‘뼈대 있는 집안’에선 골절 사고가 거의 없다.

음경의 스펀지에 혈액이 1~3시간 머물면 천하무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게다. 그러나 4시간 이상 피가 빠져나가지 않고 머물면 고장이 나기 시작하며 10시간 이상 발기해 있으면 음경이 썩기 시작한다.

먹는 발기부전 치료제가 등장하기 전에는 카버젝트·뮤즈 등 주사제가 고개 숙인 남자의 고민을 해결해 줬는데 지나치게 많은 용량의 주사액을 투입해 ‘발기 지속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종종 있었다. 드물지만 발기부전 치료제의 부작용으로도 이 상태가 된다.

음경 스펀지가 쏠쏠히 기능하도록 이끄는 원리는 그리 어렵지 않다. 음경의 동·정맥이 잘 기능토록 하는 것이다. 1주 3회 이상 적절한 운동과 적절한 식사로 온몸의 혈관나이를 젊게 하고 금연·절주를 시행하는 것은 기본이다. 음경 부위를 냉수와 온수로 번갈아 샤워하는 것도 ‘뼈대’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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