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측만증 학교검진의 문제점

척추가

옆으로 휘는 측만증의 유병율은 2% 내외로 1,000명의 학생이 있는 학교에는 약 20명

정도가 측만증 환자가 있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들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여

조기에 효과적으로 치료한다는 취지에서 대부분의 초, 중, 고등학교에서 학교검진을

하고 있다. 이 취지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측만증의 학교검진이 자칫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1983년부터 시행치 않고 있다. 도대체 학교검진에 무슨 부작용이 있다고

반대를 하는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고로 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은 다 좋은

것 아닌가? 하지만 영국 의사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꽤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검진의 문제점은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한 명의 환자를 발견하기 위하여 평균 6명의 학생들이 측만증 의증(疑症)

진단을 받게 된다. 5명은 측만증 환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 동안 마음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닐 것이다. 억울하게 의증 진단을 받은 학생들 사이에서 요통을 호소하는

빈도가 늘어난다는 보고도 있다.

두 번째, 측만증으로 확진되는 학생들 대부분 10~20도 사이의 경미한 측만증을

보인다. 의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25~30도 이상의 측만증 환자는 1,000명의 학생 가운데

한, 두 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집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세번째, 측만증을 조기 발견해서 조기 치료하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느냐는 점이다.

조기 발견하면 보조기로 치료하게 되는데 그 효과에 대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문제점은 검진을 통하여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만천하에 공개되어 당사자의

마음에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긴다는 것이다. 조기치료(보조기 치료)의 효과가

확실히 입증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공연히 프라이버시만 노출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학교검진에 대해서 캐나다는 영국의 입장을 따르고 있으며, 미국은 찬반 양론이

팽팽한 상태이다. 우리도 학교검진을 계속해야 할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당연한

것으로 알았던 측만증의 학교 검진을 심도있게 파 헤쳐 그 문제점을 짚어내는 영국

의사들의 혜안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의료의 다른 분야에도 이런 사안들이

꽤 많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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