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노릇 바르게 하기

여름방학이

시작되어 이곳 저곳에서 봉사하는 한인 청소년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졌는데,

그 중 우리 모두 잠시 생각해볼 만한 부분이 있어서 몇 자 적어본다.

“부모님들은 성적에는 많은 신경을 쓰지만, 남자아이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에

대해서는 좀 관대한 편이세요. 아시면서도 눈감아 주시곤 하지요.”

“부모님은 저희 앞에서는 다른 인종들을 비하하는 말들을 많이 하시거든요. 특히

가게를 하시면서 부딪히는 흑인들과의 갈등 때문인지 흑인 전체를 욕하는 말을 많이

하세요.”

“방학이 끝나고 처음 학교 가는 날이 제일 싫어요. 학교에 가면 방학 때 가족들과

어디를 놀러 갔었는지가 주된 화제거리인데, 늘 가게를 비우실 수 없는 부모님에게

놀러 가자는 말을 꺼내는 것도 어렵거든요.”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이런 이야기들은 사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흔한 우리들의

자화상이지만 우리 다음 세대의 개인적, 사회적 및 도덕적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일이므로 우리 모두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내가 미국에 온지 얼마 안 돼서 이웃집의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가 자기 아이 입에

빨래비누 가루를 들이붓고 이를 다시 씻어내며 야단치는 기가 막힌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이유를 들어보니 아이가 흑인을 멸시하는 N자로 시작하는 단어로 누군가를

지칭했다는 것이 발단이었는데, 그때 그 아주머니의 단호한 태도에서 정말 바르게

아이를 키우는 게 어떤 것인가에 대한 깊은 교훈을 얻은 바 있었다.  

우리 문화에서는 비교적 관대한 남자아이의 흡연문제만 하더라도 모든 흡연자들의

대다수, 특히 폐나 심장질환으로 사망하는 흡연피해자들의 대다수가 청소년기에 흡연을

시작한 사람들이고 보면 모두가 조금만 더 신경을 써서 막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경제안정이 최우선인 우리 이민생활에서 왜 한가로운 휴가타령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가족들이 함께 여행함으로써 생기는 유대감과 소속감 그리고 그런 경험들을 다른

친구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비싼 차나 옷을 사주는 것보다 값진 것일

수 있다.

열심히 공부하고 대학을 졸업해서는 주류사회에 공헌을 하는 일꾼을 많이 키우는

것이 가족과 나아가서는 우리 이민사회의 밝은 장래를 위해서 꼭 필요할 것이다.

다른 인종을 존중하고, 자녀와 가족의 정신건강을 생각하며 나쁜 습관들을 그때 그때

지적하고 고쳐나가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이 건강한 다음 세대를 기르는 첫걸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래 저래 부모 노릇 제대로 하기가 어려운 세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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