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업적 부풀리는 사회

일부

유명인사들의 학력 위조가 드러나면서 이런 현상이 사회 각 분야에 만연해 있지 않나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의료계의 경우는 과연 어떨까? 의사면허를 취득해야 하므로

학력 위조는 매우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대신 경력이나 업적을 교묘하게 과장하는 경우는 꽤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외국의

명문 대학병원에 가서 일주일 정도 어깨 너머로 들여다보고 이력서에는 ‘명문 대학병원

연수(硏修)’라고 당당하게 쓰는 경우를 본다.

또 특정 수술법을 알려주는 세미나에 참가비 내고 한 이틀 정도 참석하고 나서

그 수술법의 연수과정을 ‘수료’했다는 사항을 경력에 반드시 집어넣는다. 이런

것들이 콕 집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과장된 표현임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웬 교수가 그리 많은지…

경력 과대포장의 가장 두드러진 예는 외래교수, 교환교수, 초빙교수 등의 각종

교수 타이틀을 남발하는 현상이다. 현재 외래교수라는 직함은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해당대학의 내과, 일반외과 등 각 교실 출신 의사들 누구에게나 손쉽게 주어지는

타이틀로 변질됐다.

한편 자신이 원해 외국 대학병원을 일정기간 방문하거나 배우고 와서는 교환교수

타이틀을 거리낌없이 쓰는 경우도 본다. 상대방 외국대학 병원에서 알면 기가 찰

노릇이다. 강의 한, 두 번 하고 초빙교수라는 낯 간지러운 표현을 쓰기도 한다.

필자가 아는 한 국내외 유수 대학병원에서 교환교수, 초빙교수 제도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교수보다 실력이 뛰어난 개원의도

많고, 훌륭한 논문을 쓰는 개원의들이 즐비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교수라는 타이틀을

내세워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수술 성공률도 제멋대로

업적의 과장도 만만치 않다. 어떤 수술의 성공률을 남들보다 월등히 높게 보고하는

경우도 그런 예다. 남들은 50% 미만의 성공률을 보고하는데 유독 자신은 90% 이상의

성공률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실상을 알고 보면 성공률을 분석하는 통계상의 약간은

고의적인 오류 때문에 높은 성공률이 도출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개의치 않고

자랑스럽게 떠벌리는 것을 본다.

우리 사회가 성숙해지려면 학력의 위조뿐만 아니라 경력이나 업적의 과대포장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증과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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