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사랑의 조건 ‘내 건강 챙기기’

얼마

전 친구 몇이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푼 적이 있었다. 그 중 한 친구가 최근 남편을

잃었다고 했다. 유난히 웃는 모습이 보기 좋고, 사람 좋았던 친구 남편을 기억하던

우리 모두는 몹시 가슴 아파하며, 살고 늙고 죽는 것에 대해서 밤새 이야기했다.

밤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방에서 올망졸망 무릎을 맞대고 앉아서 속을 잘 아는 옛

친구들이 모인 편안함으로(홀짝거린 와인 탓이기도 했지만) 그날 우리는 아주 많이

솔직할 수 있었다.

긴 투병생활 끝에 남편을 잃은 친구는 남편의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없었던 일을

이야기하면서 많이 울었다. “남편이 너무나 힘들어할 때, 그만 그를 보내주고 싶을

때가 있었어. 그런데 정말 정직하자면, 나도 아이들도 너무나 많이 지쳐 있어서 아무

생각 없이 내 삶에서 이 장을 덮고 싶었지.”

특별히 금슬 좋았던 부부였기도 했고 심지가 반듯하고 단단한 친구의 이 고백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동시에 우리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사는 것의 외로움’에 대한

자각으로 몹시 쓸쓸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요즘 이곳 저곳에서 고혈압 검진을 하면서 우리 주변에서도 가슴 아픈

사연을 만나게 된다.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모시며 밥 세 끼를 한 방에

다 차려놓고 가게에 출근하신다는 며느님…. 두 번이나 중풍으로 쓰러진 남편을 대신해서

집안의 가장이 된 아내….

만약 아직도 잠깐 시간을 내어 의사를 보러 가는 일이나 혈압이 높은 걸로 호들갑을

떨면서 교육을 받는 일들이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은 관리를 잘 하면 중풍이나 다른 장기의 손상을 예방하고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오늘 하루를 미루면 미룬 만큼 나중에 혈압관리가

어렵게 된다. 그러다 보면 가장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일찍 헤어져야 하는 고통을

주게 될 수도 있다.

훗날 고혈압으로 인한 중풍이나 후유증으로 겪는 본인의 고생도 고생이지만, 내

사랑하는 가족이 겪는 말없는 고통을 보면서 괴로워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도 ‘내

건강 챙기기’가 곧 ‘가족 사랑’과 다름 없음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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