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무더위, “열실신 조심하세요”

일교차 커 얇은 겉옷 준비해야

선선한 가을을 맞이한다는 처서, 이슬이 내리기 시작한다는 백로를 지나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져 점점 밤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추분이 4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아직 낮 기온은 한여름이다. 가을이 왔어도 기온은 가을 같지 않다. 그야말로 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다.

17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1도, 18일에도 서울은 31도, 경남 밀양은 34.3도까지

올랐다. 주말에도 전국적으로 30도를 넘는 더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10월 초는

돼야 선선하다고 느끼는 25도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라는 숫자만 생각해 성급하게 가을을 기대하지만, 기온은 아직 한여름인

요즘 날씨에는 오히려 건강관리에 빈틈이 생길 수도 있다. 늦더위 건강법을 챙겨

본다.

무리한 바깥 활동 삼가야

뛰어 놀기 좋아하는 어린이들과 바깥 활동이 많은 어른 특히 아침 저녁 선선한

날씨에 운동을 시작한 노약자들은 가을이라고만 생각하다간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오범진 교수는 “온도가 높다고 해도 습도는 여름에

비해 낮아 땀이 쉽게 마르기 때문에 한여름처럼 열사병이나 일사병의 위험은 적다”면서

“바깥에 오래 있다 보면 일사병, 열사병까지는 아니더라도 살짝 어지러운 상태인

열실신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바깥 활동 중에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응달에서

충분히 쉬는 것이 좋다.

서울의 아침기온은 20도 정도, 한낮은 30도 정도로 대략 10도 정도의 일교차가

발생한다. 내륙인 강원도 철원의 19일 예보는 최저 13도, 최고 30도로 일교차가 17도나

된다. 일교차 가 벌어지면 건강상 주의해야 할 일들이 많다.

아침 일찍 나가고 저녁 늦게 돌아오는 사람들은 얇은 겉옷을 챙겨야 한다. 특히

선선해진 날씨에 산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은 아무리 한낮 온도가 높다고 해도

해가 지면 금방 추워지기 때문에 체온을 보호할 수 있는 겉옷은 필수다.

만성질환자, 노인은 탈수 조심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황환식 교수는 “당뇨병,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자나 노인들은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을 할 때 탈수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땀을 흘리게 되는 데 특히 노인들은 젊은 사람에 비해 탈수가 한창 진행되고 나서야

갈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갈증이 난다면 어느 정도 탈수가 진행됐다는 의미이다.

운동 30분 정도 전에 300~500cc의 물을 마셔 소변이 투명하게 나올 정도가 돼서 운동하는

것이 탈수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식중독 조심

더운 날씨에는 음식물을 조리하거나 섭취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 아침 저녁 선선해진

기온 때문에 식중독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다. 세균에 한 번이라도

노출되면 모르는 사이에 빠른 속도로 세균이 증식해 부패, 변질되고 식중독을 일으키게

된다. 음식물은 충분히 익혀서 섭취하고 물은 끓여서 마셔야 하며, 열을 가하지 않은

음식은 되도록이면 먹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사, 복통, 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지사제, 항생제 등을 함부로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몸 밖으로 빠져 나와야 할 독소를 그대로 몸에 담아 두는 결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식약청은 고열, 설사, 구토 등은 전염병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가까운 보건소에 신고하고 치료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감기 조심

일교차로 인해 감기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 몸이 외부 온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감기는 손을 자주 씻는 것 만으로도 감기는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손에 있는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전해져서 생길 수도 있으므로 외출

후 집에 돌아와서, 식사 하기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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