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한 방에 식욕 ‘뚝’…돼지 실험 성공

지방산나트륨염 성분, 식욕 호르몬 줄여

동물실험에서 정맥류 치료에 쓰이는 약물이 비만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아라빈드 아레팔리 박사팀은 건강한 돼지에 정맥류 치료에

쓰이는 약물을 주입했더니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용 돼지 10마리 중 5마리에는 인간의 정맥류 치료에 쓰이는 지방산

나트륨염을, 나머지 5마리에는 무해한 식염수를 돼지 고환 옆의 혈관에 얇은 관을

연결하는 방법으로 주입해서 그렐린 수치를 비교했다.

그 결과 약물을 주입한 돼지가 식염수를 주입한 돼지보다 그렐린 수치가 60% 적게

분비됐고 훨씬 덜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약물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그렐린은 전체 분비량의 90%가 위에서만 분비되며 식욕을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진

호르몬이다. 그렐린 수치가 낮다는 것은 식욕이 줄었다는 것을 말한다.

연구진은 이 약물을 주입했을 때의 효과는 비만인 사람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위절제술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작년에 미국에서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약 20만 명에 달한다.

위절제술은 위의 일부분을 잘라 내는 수술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심하고 위험부담도

크다.

연구진은 연구 대상 동물로 돼지를 선택한 것은 돼지가 인간과 가장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레팔리 박사는 “인간은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인 이유

때문에 음식을 먹기도 한다”면서 “돼지와 달리 복잡한 이유로 무언가를 먹기 때문에

인간 비만 치료는 동물 비만 치료보다 힘이 들기 때문에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방사선학회지(Radiology)’ 온라인판에 16일 게재됐고 미국 의학논문소개사이트

유레칼레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온라인판 등이 이 날 보도했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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