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근시, 약물로 진행속도 늦출 수 있다”

미국 연구, 위약그룹보다 ‘피렌제핀’ 사용 어린이 근시 진행 더뎌

 피렌제핀이라는 약물이 어린이 근시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피렌제핀은 동공의 과도한 성장을 막거나 지연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의약품으로 실제 근시 방지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실험이 싱가포르 미국 등에서

실시되고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대 딘 맥기 안과학연구소의 마이클 스티앳코스키 박사는 근시가

있는 어린이에게 피렌제핀 젤을 투여하면 투여하지 않은 어린이보다 근시 진행이

더뎌진다고 미국의 ‘사시 소아 안과 학회지(Journal of AAPOS)’ 8월호에 발표했다.

스티앳코스키 박사팀은 근시가 있는 어린이 53명에게는 피렌제핀 젤을, 31명에게는

위약을 투여하고 1년 후에 근시 진행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피렌제핀 젤을 사용한

어린이의 근시는 평균 0.58디옵터, 위약 그룹은 0.99디옵터 증가했다. 이는 피렌제핀을

투여받은 어린이의 근시가 더 천천히 진행됐다는 뜻이다. 연구 초기에 이들 어린이의

시력은 평균 -2.00디옵터로 ‘적당한’ 근시를 갖고 있었다.

수정체 굴절 정도를 디옵터(diopter)라고 하는데, 안경을 쓰지 않고 사물이 잘

보이면 0디옵터다. 디옵터 앞에 마이너스(-)는 근시를, 플러스(+)는 원시를 나타낸다.

마이너스에 붙은 숫자가 높을수록 근시가 심하다는 것을 뜻한다. 시력이 -1.00디옵터인

어린이는 부분적으로만 안경이 필요하지만 -2.00디옵터인 어린이는 학교 수업이나

운동할 때 등 모든 일상생활에서 안경이 필요하다.

약물투여군 37%, 위약그룹 68%가 1년후 안경 교정

이 연구에서는 피렌제핀 젤을 사용한 어린이의 37%가, 위약 그룹은 68%의 어린이가

기준치를 넘어서 새로 도수를 조정한 안경을 쓰게 됐다. 새 안경은 적어도 근시가

0.75디옵터 나빠질 때 착용하도록 규정돼 있다.

미국 의학논문 소개 사이트인 유레칼러트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피렌제핀의 양에

따라서 근시 치료 효과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스티앳코스키 박사는 “연구 대상 어린이 중 11%가 염증과 같은 부작용 때문에

피렌제핀 사용을 멈췄지만 피렌제핀 치료는 대체적으로 안전하다”며 “앞으로 눈의

발달에 피렌제핀이 영향을 주는지의 여부, 장기 사용의 효과 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성인의 25%가 근시로 시력을 잃고 있다”며 “젤 타입의 단점을 보완한

다른 타입의 피렌제핀이 개발된다면 더 실용적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에는 근시의 진행 속도를 늦추기 위해 아트로핀이라는 약물이 주로 사용됐다.

또 각막을 눌러줌으로써 근시를 일시적으로 없애거나 진행을 억제하는 드림렌즈 치료법이

행해지고 있다. 피렌제핀은 동공이 지름 4mm 이상으로 커지는 부작용 등 아트로핀의

단점을 보완한 약물이다.

근시는 굴절력에 비해 안구의 길이가 길어서 망막 바로 위에 맺혀야 하는 초점이

망막의 앞에 맺혀 가까운 물체는 잘 보이고 먼 물체는 흐려 보이는 증상이다. 근시를

갖고 있는 사람은 오목렌즈로 된 안경이 필요하고, 일단 근시가 시작되면 지연시킬

수 있을 뿐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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