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는 공포의 냄새를 맡는다” 페르몬 존재 입증

스위스 연구진 밝혀…코끝에서 감지

공포는 냄새를 풍기고 쥐와 물고기는 그 냄새를 맡아 공포를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 년 전부터 생물학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페르몬’이 공포를 전달하는 메시지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 온라인판 등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로잔대 연구진은

위험에 처한 쥐가 ‘경고 페르몬’을 내보내면 다른 쥐는 그 냄새를 맡고 도망가거나

숨는 등의 동작을 취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늙은 실험쥐를 안락사 시킨 다음 그곳의 공기를 모아서 다른 쥐가 있는

공간으로 옮겼다. 그랬더니 쥐는 경고 페르몬의 냄새를 맡자마자 실험공간의 반대편으로

도망가거나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그러나 코끝에 있는 ‘그루에네버그(Grueneberg)’라는 신경조직을 제거한 쥐는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다. 마리 크리스틴 브로일릿 박사는 “그루에네버그가 경고

페르몬을 인식하는 신경조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루에네버그는 1973년 처음 발견됐지만 정확한 기능에 대해서는 지금껏 오리무중이었다.

이번 실험에서 신경조직 제거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쥐는 실험 공간 안에 숨겨진

쿠키 등의 먹이를 찾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루에네버그 신경조직이 후각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경고호르몬만 인식한 것이다.

후각 신경이론의 대가인 미국 컬럼비아대학 스튜어트 파이어스타인 박사는 “이

신경조직이 어떻게 쥐의 뇌로 전달되는지 알아낸다면 사람을 포함한 여러 포유류의

신경 시스템을 아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21일 미국의 학술지 ‘사이언스’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한편 물고기는 큰 물고기의 공격을 받을 때 비늘에서 ‘비명 물질’이라는 페르몬을

방출해서 주위에 위기상황을 알리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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