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프스 ADHD극복에 수영이 도움됐을까?

과잉행동 심한 아이, 좋아하는 것 몰두하면 치료에 효과

수영 8관왕에 도전하고 있는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23)가 7세 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때문에 수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이 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에는 ADHD가 희귀병이라느니, 펠프스가 부모의 이혼 때문에 이 병에

걸렸다느니 온갖 비과학적인 낭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외신을 종합하면 펠프스는 7세 때 ADHD라는 진단을 받은 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영을 시작했다고 한다. 펠프스의 어머니는 학교에 불려가 교사로부터 “이 아이는

절대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ADHD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뇌 전두엽(이마엽)이 제 기능을

못할 때 ADHD가 나타난다. 양육 환경이나 사회 경제적 요인이 전두엽의 기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갑론을박하고 있다.

ADHD는 희귀병? 부모이혼 탓에 발병? 그럴 리가!

ADHD는 유전력을 갖는다. 부모가 ADHD이면 발병률이 57%, 형제가 ADHD이면 30%다.

또 ADHD 어린이의 부모나 친척 가운데에는 규칙을 무시하거나 반항적인 품행장애,

약물남용, 우울장애 등을 앓는 사람이 많다.

ADHD 어린이는 또래의 다른 아이에 비해 한 군데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산만하며

충동적으로 행동한다. 자녀가 생떼를 부리고 넉장거리를 하는 등 종잡을 수 없다면

이 병을 의심할 수 있다. 이 병은 주로 어릴 때 발병해 성인까지 지속되곤 하며 치료받지

않으면 가정, 학교, 직장 등 대인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키곤 한다.

그렇다면 펠프스가 수영을 배운 것이 이 병의 치료에 도움이 됐을까? 전문가들은

그랬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ADHD를 치료하는 좋은 약이 많이 나와

있지만, 그렇지 못한 10여 년 전에는 운동이나 예술 활동이 치료에 도움을 주곤 했다는

것.

운동-연주에 재미 느끼면 치료에 도움? 그럴 수도!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신민섭 교수는 “지금도 ADHD 치료를 위해 어린이에게

운동이나 악기연주를 추천하기도 한다”면서 “어린이가 운동이나 악기연주를 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집중하면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다른 분야에서도 저절로 집중력이

길러지는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ADHD 어린이는 기본적으로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집중하는 것을 못한다”면서

“그러나 운동이나 악기연주를 하는 데 필요한 운동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ADHD 어린이들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신민섭 교수는 저서 ‘여덟 살 심리학’에서

“2006년 보고에 따르면 서울시에 거주하는 초·중·고등학생의 5, 6%가

ADHD 질환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산만해도 한가지 집중하면 성공? 물론! 펠프스처럼!

ADHD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병이다. 하지만, ADHD 자녀를 둔 많은 부모들은

병원치료를 꺼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ADHD 어린이 중 15% 정도만 병원을 찾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과 양재원 교수는 “ADHD 어린이가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문제가 있는데도 정신과는 미친 사람들이나 가는 곳이라고

오해해 많은 부모가 병원을 찾는 것을 꺼린다”고 말했다.

한양대 신경정신과 안동현 교수는 “산만한 정도가 어린이의 생활에 지장을 주는

수준이라면 정확한 것을 전문가와 상의해 본다는 생각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전문가와 함께 어린이의 특성을 잘 이해해서 이 어린이가 집중해서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주면 펠프스처럼 ADHD를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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