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방의 감초’ 감초주사가 강남에선 ‘不老주사’라고?

저칼륨혈증 유발…온몸마비-부정맥 등 위험

태반주사, 마늘주사에 이어 이번에는 ‘약방의 감초’에서 성분을 추출한 감초주사가

서울 강남권 등에서 젊음을 갈구하는 부유층을 유혹하고 있다. 마늘주사는 언론의

비판적 보도 탓에 소비자가 외면할 조짐을 보이자, 다른 주사를 맞을 때 싼값에 맞게

하는 ‘끼워팔기 마케팅’을 통해 장·노년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과대학 교수들이 “이들 주사의 효과가 과장됐고 특히 감초주사는

저칼륨혈증을 유발, 온몸마비나 부정맥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의료수요자들의 주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부유층 사이에서 인기인 감초주사는 △관절염, 신경통의 소염진통작용 △아토피,

천식, 비염, 두드러기 등 항 알레르기 작용 △감기예방, 만성피로 예방과 회복 △지방간,

간염, 알코올 해독 등 간세포 재생촉진과 간기능 개선 △멜라닌색소 생성방지, 피부노화방지

등 피부미백에 효과가 있다며 온갖 광고로 부유층 장년, 노인을 유혹하고 있다.

감초주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질병치료 목적이 아닌 두드러기, 습진,

알레르기성 피부질환, 약물중독의 보조요법, 만성간질환의 간기능 개선용으로 허가받았다.

식약청은 개원의사와 한의사가 홈페이지를 통해 이 주사제를 만병통치약인 양 광고하자

“감초주사외 노화 억제, 피로회복, 피부 미용 효과를 거론하는 것은 명백한 과장광고”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한림대 의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는 “감초의 글리시리진은 체내

칼륨 성분을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저칼륨혈증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심장병이나 신장기능저하증 환자는 저칼륨혈증이 되면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장년이나 노년 중에는 자신의 심장이나 신장이 나쁜 줄 모르고 지내는

사람이 많아 갑자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다.

최 교수는 “글리시리진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HPA)축에 영향을 줘서 코르티솔

대사에 장애를 일으켜 혈압을 높일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감초주사를 맞았을 때 반짝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수액을 맞았을

때 나타나는 효과와 똑같은 것”이라면서 “감초주사가 간에 좋다고 광고하는데 이에

대해서 뚜렷하게 입증된 연구도 없다”고 설명했다.

웰빙 주사는 의학적인 검증이 부족하다고 언론의 비판을 받고 있지만 개원가에서는

장년이나 노년에게 권하고 있으며 제약회사는 새로운 웰빙주사를 만들면 100% 개원가로

공급한다. 대학병원에서는 의학적 검증이 부족하기 때문에 취급하지 않는다. 과거

K대병원에서는 태반주사를 도입하려다가 교수들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다.

개원가에서는 ‘식약청의 승인을 받은 제품’이라며 있지도 않은 효과까지 들먹이며

과대과장광고를 펼쳐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한물간 웰빙 주사는 싼값에 들여와

비타민, 아미노산 등과 섞어 고가로 판매하기도 한다. 웰빙주사 가격은 개원가마다

천차만별이다.

여기에 제약회사의 상술이 맞물렸다. 제약회사는 마늘주사처럼 한물가고 있는

웰빙주사는 단일판매가 저조하기 때문에 다른 고가의 웰빙주사 제제에 끼워 팔고

있다. 대개 마늘주사보다 단가가 5배 비싼 고가의 제품에 얹어서 판다. 마늘주사는

본보 보도 이후 방송과 신문 등이 잇따라 ‘의학적 효능’ ‘부작용’에 대해 보도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그러나 제약회사는 개원가에 신제품을 팔면서 헐값에 마늘주사를

끼워 팔고 있으며, 개원 가에서는 헐값에 사들인 마늘주사에 다른 아미노산이나 비타민을

섞어 15~20만원으로 제공하고 있다.

A제약회사 홍보팀장은 “사람들이 웰빙이나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경기가 풀릴수록 점차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웰빙주사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는 “제약회사에서는 급증하는

노령인구를 겨냥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이들의 건강 욕구를

채워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점도 웰빙 주사가 붐을 이루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선진국에서는 노인층이 급증할 때, 노인센터를 만들고 다양한 건강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이들의 건강에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은 이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정책의 빈 공간을 노리고 웰빙주사는 계속 입소문을 타고 있다.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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