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젖 빨며 엄마가 먹은 과일 맛 느낀다

박하 6시간 뒤에도 향기…바나나는 1시간

엄마가 먹는 음식의 맛을 모유를 통해 아이도 느끼게 될까? 모유수유로 유아기부터

엄마 식성을 배우고 닮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모유수유 중요성이 또 다른 측면에서

다시 한 번 강조된 것이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식품과학과 헬레네 하우스너 교수는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

18명에게 감초, 바나나, 박하와 향신료 중의 하나인 케러웨이 씨 향이 들어 있는

캡슐을 먹게 하고 2, 4, 6, 8 시간 후에 모유 샘플을 얻어 성분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감초와 케러웨이 씨 향은 먹은 지 2시간 후에 가장 많이 젖으로 나왔고,

박하 향은 전체적으로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6시간 후에도 젖으로 나왔다. 바나나

향은 1시간 만에 사라졌다.

하우스너 교수는 “맛, 향이 전달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모유를 먹는 아이는

미각에 대한 경험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면서 “사과 파이를 먹는다고 ‘이건 사과파이군’이라는

생각은 할 수 없지만 여러 가지 복잡한 향에 대한 경험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영아기나 아동기 어린이들은 시각, 촉각, 미각, 후각 등의 감각 정보, 기억, 주의

집중 등의 인지적인 학습, 행동 등을 이 시기에 거의 대부분 배우게 되는 데 이 때

자기가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음식으로 정해지면 커서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국제 모유 수유 단체인 ‘라 레체 리그(La leche league international)’의 모유

수유 컨설턴트인 모간 앤더슨 씨는 “모유 수유를 하는 어린이들은 엄마로부터 이미

맛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유식이나 고형식을 시작할 때 음식에 대해

더 도전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소아과 니콜라스 스테틀러 교수는 “모유 수유와 어린이의

음식 선호도는 연관이 돼 있고 어린이의 장래 건강에도 영향을 끼친다”면서 “당근

주스 맛을 엄마로부터 배웠던 어린이는 이유식에 당근을 써도 이미 익숙한 맛으로

느낀다”고 설명했다.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권한성 교수는 “연구 결과 하나로 일반화하기에는

조심스럽다”면서 “모유의 좋은 점은 아이의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성분, 미네랄이

분유보다 풍부하다는 것 이외에 엄마와 아이의 유대관계를 견고히 하고 아이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미국 방송 ABC,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 온라인판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이 연구는

‘생리학과 운동(Physiology & Behavior)’ 최신호에 발표됐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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