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노리는 여름철 피부병 어떻게 막을까?

야외활동 많은 여름방학 앞두고 알아보는 증세와 치료법

7살, 9살 난 개구쟁이 두 아들을 둔 주부 이기재(38.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씨는 올 여름에도 아이들이 피부병으로 고생할까봐 걱정이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아이들이 평소에도 피부가 민감한 편이지만, 여름철에는 피부에 약간의 자극만 있어도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가려움증 때문에 괴로워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름 내내

집안에만 잡아둘 수도 없는 노릇. 이 씨는 피부가 약한 아이들에게 긴팔 옷을 입힐까,

벌레 물린 데 바르는 연고를 가지고 다니게 할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다.

여름방학이 다가온다. 방학을 맞아 가족 여행을 떠나거나 아이 혼자 캠프를 보낼

때 무엇보다 신경 쓰이는 것이 어린 자녀의 건강이다. 특히 야외 활동 중에 피부

질환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 어린이에게 흔히 생길 수 있는

피부병의 종류와 증상, 예방법과 치료법 등을 이주흥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의 도움으로 정리했다.

접촉성 피부염 – 가렵다고 씻기보다 연고 로션 바르면 좋아  

접촉성 피부염은 야외에서 곤충에 물리거나 꽃가루, 나방가루 등이 팔목, 겨드랑이,

무릎 뒤 등의 부위를 자극해 노출 부위가 가렵고 빨갛게 부풀어 오르는 피부질환이다.

접촉성 피부염의 주범은 독나방인 노랑나방. 노랑나방의 날개 밑에 붙어 있는

가루나 애벌레의 독침이 사람의 피부에 닿으면 살갗 속에 박혀 염증을 일으킨다.

노랑나방에 의한 접촉성 피부염의 증세는 가려움이 먼저 나타나고 붉은 반점이 생기며

목이 아프고 눈에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가려우면 대개 자기도 모르게 긁게 되지만

절대로 긁거나 문질러서는 안 된다.

산이나 들에서 갑자기 가려울 때는 먼저 시원한 물로 그 부위를 씻어내면 가려움증이나

통증이 반감된다. 다시 가려워진다고 물이나 비누로 자주 씻지 말고 대신 스테로이드

크림이나 로션을 하루 2~3회 발라준다. 가려움증이 심할 때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야

하나 이 경우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해충에 물려 쇼크나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때는 병원에 입원,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산에서 가시덩굴이나 철쭉, 억새밭 지대를 지날 때 피부를 긁히면 칼로 벤 것

같은 상처가 날 수 있고 접촉성 피부염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아이가 이런 지역으로

갈 때는 얇고 통풍이 잘 되는 긴 바지를 입도록 한다.

접촉성 피부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창문에 방충망을 쳐서 독나방이나 모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고 피서를 갈 때는 모기장과 모기향을 챙기도록 하자. 상비약으로는

소화제, 지사제, 해열제 이외에도 카라민로션, 부신피질호르몬제, 항히스타민제,

암모니아수, 가제, 약솜, 압막붕대 등을 준비해 가면 응급 시에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농가진 – 상처부위 긁지 말고 수건 등 소독해 감염 차단

농가진은 벌레에 물렸거나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아이가 상처 부위를 긁어 포도상구균이나

연쇄상구균이 침투해 생기는 병이다. 3~13세 어린이에게 흔한 농가진은 투명하거나

노란색인 5~10mm의 물집이 생기며 빨갛게 번진다. 물집 주위가 몹시 가려워 조금만

긁어도 터지면서 진물이 나다가 딱지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농가진은 전염성이 매우 강해 단 하루 만에 쌀알 만한 반점이 메추리알 크기로

변해 몸 전체로 퍼진다. 손으로 만지는 곳은 어디든지 감염되기 때문에 형제나 또래

친구들에게 옮길 수 있다. 농가진이 번지지 않게 하려면 자녀의 손과 손톱을 깨끗이

하고 피부를 긁지 못하게 손에 붕대를 감아주거나 옷, 수건, 침구를 소독해야 한다.

 

몸을 청결히 하고 깨끗이 소독한 후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하면 농가진은 손쉽게

치료할 수 있다. 농가진에 걸린 아이들 중에는 급성신장염 등으로 악화하는 경우도

있어 방심하지 말고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 사마귀 – 놔두면 낫겠지 방치하면 쉽게 번지고 재발 잘돼

사마귀는 주로 아이들의 손등이나 손가락에 많이 나지만 경우에 따라 입술에까지

생겨 외관상 흉하다. 모양이나 부위도 다양해 얼굴, 팔, 다리에 생기는 심상성 사마귀,

손톱이나 발톱 주위에 생기는 조갑주위 사마귀, 생식기 부위에 생기는 첨규 콘딜롬,

발바닥에 생기는 족저 사마귀, 손에 생기는 수장사마귀 등이 있다. 생긴 모양이 납작하다

하여 편평 사마귀라고 불리는 것도 있다. 조갑주위 사마귀는 환부가 서서히 커지게

되면 몹시 아프고 손발톱을 변형시킬 수  있다.

파포바 바이러스(papova virus)란 독특한 이름의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사마귀는

저절로 없어진다는 주위의 말 때문에 그냥 방치하기 쉽다. 아이들은 잡아뜯어 피까지

내지만 어느 시기까지는 없어지지 않고 세균 감염이 일어나 곪게 되는 경우도 있다.

사마귀의 치료는 냉동요법, 전기소작법, 면역요법, 약물요법, 주사요법, 레이저

요법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병변이 생긴 위치, 사마귀의 종류, 환자의 나이, 면역상태

등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 치료를 하게 된다. 사마귀는 바이러스가 주된

원인균이므로 어떤 치료법을 이용해도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재발하면 병변이

커지기 전에 빨리 재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완선 – 통풍 건조에 신경 쓰고 습진용 연고는 사용 금지

사타구니에 붉은 반점과 함께 몹시 가려운 증상이 생기면 성병에라도 걸린 줄

알고 몹시 고민한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는 부모에게 말도 못하고 몰래 연고를 사다

바르다가 오히려 덧나 고통이 더욱 커지는 경우도 있다. 남자들은 사타구니에 이런

병이 생기면 만성습진으로 생각하고 수개월 혹은 수년씩 습진약만 바르다가 지쳐서

병원에 오는 수가 많다. 이 병은 습진이 아니고 성병은 더욱 아닌 곰팡이가 감염돼

생기는 완선(頑癬)이라는 병이다.

곰팡이는 통풍이 잘 안되고 눅눅하며 온도가 높은 곳을 좋아한다. 사타구니는

병원성 곰팡이가 가장 살기 좋은 곳이며 이곳에 일단 병변을 일으키면 이런 환경

때문에 좀처럼 낫지 않는다. 구두나 운동화 속에 갇혀 있는 발도 마찬가지다. 땀과

체액으로 축축한 발에 생기면 무좀이라고 금방 아는 사람도 사타구니에 생기면 습진으로

오해한다. 머리에 생기면 두부백선, 몸 표면에 생기면 체부백선(도장 부스럼)으로

불리는 이 곰팡이 감염증은 치료를 잘 못하는 대표적인 피부질환이다.

일반 습진에 쓰이는 스테로이드제가 든 연고를 바르면 낫기는커녕 더욱 악화되면서

번져나가기 일쑤다. 맞는 약을 써도 재발, 재감염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증세가 호전되더라도

4~6주 정도의 충분한 시간을 갖고 약을 복용하고 발라야 한다. 완선은 당뇨병이 있거나

뚱뚱한 사람이 잘 걸린다.

가능하면 통풍이 잘 되도록 하고 뽀송뽀송하게 건조시켜 곰팡이가 잘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지 않는 것이 좋다. 다른 병으로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장기 복용하는

사람도 일단 약을 끊고 치료를 해야 빨리 낫는다.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만 내려지면

빨리 나을 수 있는 병이므로 약의 오남용을 삼가야 한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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