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JD 발생 전제조건-재순환2

01. 살우의 추억, 그리고 카니발리즘

02. 양과 소, 그들이 미쳐간 이유

03. 한국인 광우병 취약, 사실인가

04. 소고기 섭취량-나이와 vCJD

05. 그해 봄 영국서 일어난 일1

06. 그해 봄 영국서 일어난 일2

07. 그해 봄 영국서 일어난 일3

08. vCJD 발생 전제조건1

09. vCJD 발생 전제조건-재순환1

10. vCJD 발생 전제조건-재순환2

11. vCJD 발생 전제조건-재순환3

12. vCJD 조건-특정부위 섭취1

13. vCJD 조건-특정부위 섭취2

14. vCJD 발생 전제조건-에피소드

15. vCJD-SRM 30개월 의미1

16. vCJD-SRM 30개월 의미2

17. vCJD 전제조건-뇌조직 섭취

18. ‘달인’과 ‘박 대 박’

19. vCJD 조건-개인적 감수성1

20. vCJD 조건-개인적 감수성2

21. vCJD 조건-개인적 감수성3

 

<원제목> 인간광우병이 일정한 규모로 발생하기 위한 전제조건들-재순환(2)

2008-6-5

…어제 밤 이 글을 써 놓고 오늘 좀 다듬어서 올리려고 생각하던 차에 각 포털을

뜨겁게 달군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의 ‘한국 국민들이 미국산

소고기와 관련한 사실관계나 과학에 대해 좀 더 배우기를 희망한다’는 발언을

접했다. 운명의 장난 뭐 그런 것처럼 오늘 글 내용에 광우병에 걸린 미국 소들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는데 마치 버시바우의 발언을 옹호하는 것처럼 비춰질

까봐 당황스럽다…

…미국은 이 사태가 어떻게 촉발되었는지 깨달아야 한다. 미국의 한 단체가 불법도축의

현장을 카메라로 담아 고발하면서 우리는 미국의 도축 시스템을 불신하게 되었다.

다우너가 광우병에 걸렸든 걸리지 않았든 아무 검사도 없이 식용으로 도축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이것은 미국 국민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또한 미국의 한 젊은이가

인간광우병으로 한참 의심받고 있을 때였다. 이런 와중에 협상은 같은 처지에 있는

다른 나라들보다 매우 느슨한 기준으로 타결이 되었다. 물론 이 사태의 1차적 책임은

아무 준비 없이 무조건 다 먹겠다고 서둘러 도장 찍고 박수친, 미국조차 내심 놀라게

한 한국 정부에게 있다. 이제 이를 수습하기 위해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셈이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나서더라도 비과학적인 괴담에 휘둘려서는 안되지 않겠는가?

몇 안 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자칭 광우병 전문가란 사람들이 뱉어내는 단편적인

정보에 휩쓸려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덤벼든다면 버시바우의 오버질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꼴이 될 것이다…

1. 대량의 오염된 조직의 유입

2. ‘종 간 장벽’의 붕괴

3. 재순환(recycling) – 특정 strain의 출현

자연선택 – 더 강한 놈이 살아남는다

자연선택(自然選擇)이란 생존에 적합한 형질을

가진 개체가 생존에 비 적합한 형질을 가진 개체보다 생존과 번식에서 이득을 봄으로써

더 많은 자손을 남기는 과정을 일컫습니다. 위 사진에 등장하는 나비나 대벌레의

외형은 인위적이지 않은 오로지 자연의 선택을 통해서 얼마든지 누군가 의도를 가지고

만든 것처럼 생명체가 조작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맹수의 날카로운 발톱은 자연선택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날카롭지 않은

발톱은 사냥에 불리하게 되고 생존율에 영향을 끼쳐 번식에 실패합니다. 좀 더 날카로운

이빨은 생존율을 높여 번식에 성공해 동일한 형질을 가지는 개체를 늘어나게 합니다.

세대를 거듭하다 보면 그들의 발톱은 큰 물소도 붙잡고 늘어질 수 있도록 발달합니다.

물소 입장에서 볼 때 이런 자연선택은 자신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키는 무서운 흉기

같은 것입니다.

변형프리온단백질 strain들의 다양성과 변이, 침투력 및 독성의 단계적 증가 등을

‘경쟁과 적응’(competition & adaptation) 같은

생명의 진화 원리를 적용해 설명하는 이론들이 논문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된

일입니다. 1970년대 발표된 논문들에서 이미 서로 다른 스크래피 인자들끼리 감염체의

신경조직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두 종류의 스크래피 인자를

동시에 접종시킨 후 순차적으로 계대시키면 strain의 비율이 세대마다 변하면서 독성이

강한 strain의 비율이 늘어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편의를 위해 strain과 감염체와의 관계를 기생체와 숙주의 관계로 비교해 기술해

보겠습니다. strain간의 경쟁이 처음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아마도

처음 숙주에 침투할 때 구조가 다른 여러 strain이 공존하는 상태였거나, 침투는

한 종류의 strain이 했지만 새로운 종에 적응하면서 3차 구조가 조금씩 다른 여러

개의 strain으로 분리되지 않았나 추측하고 있습니다. 침투한 숙주에게 첫 임상 증상이

나타나려면 strain에 따라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시간이 요하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다른 개체로 옮겨가지 못하고 그냥 숙주가 사망한다면 하등의 문제가

없고 거기에서 이 strain들의 생활사는 끝납니다. 하지만 숙주가 다른 종에게 먹히거나

사체가 사료로 쓰이게 되었을 때가 문제입니다. 옮겨가는 strain들의 특성이 처음

상태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변신에는 이유가 있다

감염율이 낮은 구조, 잠복기가 너무 길어지는 구조를 가진 strain들은 숙주 사이를

이동할 때마다 확률적으로 제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좀 더 잠복기가 짧고 감염률이

높은 strain들은 남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종 내에서 혹은 종 간에 옮겨 다니는

횟수가 늘어날수록(옮겨 다니는 것은 생명체에서 일종의 세대가 거듭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휘합니다) 독성(virulence)은 더욱 강화된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스크래피 인자 중에 160일의 잠복기를 가지는 Chandler strain을 가지고 한 실험이

있습니다. 쥐에 이 strain을 감염시킨 후 햄스터로 재 접종하면 잠복기가 갑자기

380일로 늘어납니다. 서로 아미노산 서열이 다르기 때문에 종 간 장벽이 있어 잠복기가

늘어난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발병한 햄스터의 뇌 조직을 또 다른 햄스터에

넣어주고 또 병에 걸리면 다시 넣어주고를 반복하는 과정(연차계대,

serial transmission)을 거치게 되면 옮길 때 마다 잠복기가 줄어들다가 75일

정도에서 더 줄어들기를 멈추고 안정화가 됩니다. 일종의 적응이 이루어지는 셈입니다.

마우스에 병원성이 있는 431K strain을 가지고 한 실험입니다. 햄스터로 접종시키면

처음에는 분명히 431K strain이었는데 재 접종을 반복하다 보면 최종 strain typing

검사에서 263K strain이 검출이 됩니다. 이 strain은 431K보다 잠복기가 짧고 431K의

특성과는 달리 마우스에는 병원성을 보이지 않습니다.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지는 strain이

세대를 반복함으로써 탄생하는 것입니다.

밍크에서 발견되는 ‘전염성밍크뇌증’(TME, Transmissible

Mink Encephalopathy)에는 두 종류의 strain이 알려져 있습니다. HY(hyper)

strain은 잠복기가 65일이고 주 증상이 과도한 흥분과 운동실조입니다. DY(drowsy)

strain은 잠복기가 165일이고 점진적인 쇠약이 주 증상입니다. 이 두 strain을 동시에

햄스터에 접종시키면 HY strain이 주된 strain이 됩니다. 하지만 DY strain 비율을

더 늘려서 접종하면 HY strain의 성장이 억제됩니다.

위의 실험들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은 변형프리온단백질들이 정해진 형태가

아니라 상당한 변이를 보일 수 있으며 어떤 변이는 경쟁에 의해 도태가 되고 어떤

변이는 적응에 성공하여 새로운 감염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형태가 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생명체가 세대의 반복을 통해 더 적응적인 형질을 소유하는 진화 과정처럼

변형프리온단백질들은 개체를 옮겨 다니면서 또는 종을 옮겨 다니면서 감염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응된 특성을 갖춰나가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눈 여겨 보아야 할

점은 만약 이런 이동을 차단시킬 수만 있다면 strain의 적응 및 진화를 상당 부분

감쇄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고 받을 대상이 필요하다

만약 영국에서 광우병으로 죽은 소를 사료 만드는 기계에 밀어 넣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사료를 다시 소에게 먹이지 않았다면 광우병은 그냥 광우병으로, 인간의

병이 아닌 소의 병으로 끝났을지 모릅니다. 인간에게 적응할 수 있는 strain으로

진화하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자연선택의 원리에 의해 달라진, 그래서 종을 넘나드는

감염력을 갖게 된 이 strain이 바로 영국에서 벌어진 비극의 원인이며, 반대로 영국

이외의 나라에서 자체 발병한 광우병이 인간광우병으로까지 발전하지 못한 원인 중의

하나, 그러니까 1980~1990년대 당시 영국이라는 변수와 관련이 없는 국가나 사람에게서

인간광우병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한 합당한 설명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추론입니다.

재순환(recycling), 병원체를 주고 받고 하면서 병원성을 키워가는 이 현상은

그 당시 영국에 엄청나게 많았던 양떼들과 연관이 있습니다. 소->소로의 BSE strain

이동도 문제였지만 소->양, 또는 소->양->소, 소->양->양->소

등 다양한 단계 이동이 가능했습니다. 타 종인 양을 거쳐온 BSE strain은 심각성을

키우는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물론 이 사이클의 매개체는 육골분 사료였습니다.

사료제조공정에 오염된 도축 부산물들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지 못한 결과로 재순환이

반복되면서 strain의 병원성은 증대되었을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사이클이 돌 수 있도록 받아줄 수 있는

대규모 사육군이 있느냐 그리고 사료에 지속적인 이들의 유입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위 표에서 보면 그 당시 영국의 거대한 양 사육 규모가 광우병 전파에 상당한 변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은 그 당시 영국에 비해 양의 개체수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양은 문제될 것이 없고 만약 있다면 염소

정도가 해당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반추동물 사료는 금지되어 있으므로 의미가

별로 없습니다. 병원체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특정 strain이 강해지는 현상, 이

고리를 차단한다면 광우병에 대한 우리의 부담을 비약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지난 주 우리 정부는 교차오염을 차단하는 사료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위에 장황하게

언급한 재순환의 패악을 염두에 둔다면 매우 바람직한 조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미 반추동물의 사료 금지를 통해 재순환의 고리는 차단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다른 가축들과 생산라인이 분리되어 있지 않으면 사료가 서로 섞일 위험이

있습니다. 지금 모두 광우병의 위험에 민감해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나마도 희박한

광우병 발병 확률을 극도로 낮추는 이러한 정책은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미국의

경우는 이미 1997년 12월 12일 전 유럽에서 살아있는 반추동물과 고기, 육골분 사료,

내장, 생식기 수입 등을 금지시켰고, 1998년 4월부터는 소에게 모든 포유동물의 사료

금지 조치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보다도 그 위험성은 훨씬 적습니다. 2009년 4월부터는

30개월 이상 소의 뇌와 척수를 아예 사료용으로 쓰는 것을 배제시켰기 때문에 더

오염 가능성이 낮아질 것입니다(물론 원안대로 되었으면 더 완벽한 사료정책이 되었겠지만).

피카소님의 글 21편에 관한 의견(댓글)은 ‘이곳’에 써주시기 바랍니다. 

제공 : BRIC 소리마당 집중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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