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피가 엉겨…

공기오염지역선 ‘심부정맥 혈전’ 증가

공기가 오염된 지역에서 오래 살면 종아리가 아프거나 붓게 되는

현상이 자주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 안드레아 바카렐리 박사팀은 1995년에서

2005년까지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지역에서 심부정맥 혈전증(DVT, Deep Vein

Thrombosis) 환자 871명을 대상으로 공기 중의 초미립자와 DVT의 관계에 대해 분석한

결과, 공기 1 입방미터에 머리카락 40분의 1 크기의 미세 먼지량이 증가할 때마다

DVT의 위험이 70% 증가했다고

12일 미국 의학 전문지 ‘내과학회지(Archives of Internal Medicine)’ 최신호를

통해 발표했다.

DVT는 불편한 좌석 등급에 비유해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라고

불린다. 8시간 이상의 장거리 여행과 같이 오랜 시간 다리를 구부린 채 움직이지

않을 때 혈액이 순환하지 못하고 고여 있게 돼 혈액 응고가 일어나서 생긴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시사 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 온라인 판 등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지역을

인구수와 자연환경에 따라 9개 지역으로 구분해 53개의 공기오염 측정기를 설치하고

지역 내 DVT 환자 871명과 대조군으로 건강한 사람 1210명을 무작위로 지정, 매년

미세 먼지량 10µg/m³이 증가할수록 DVT의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측정했다.

연구결과 여성은 남성과 다르게 미세먼지에 노출되었을 때 DVT

위험의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특히 구강 피임약이나 호르몬 치료를 받는 여성은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미세먼지에 노출되어 혈액응고 현상이 나타나는

것과 구강피임약과 호르몬 치료를 사용했을 때 혈액응고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미시간대 로버트 브룩 박사는 “이번 연구가 공기오염과

DVT 간의 관계를 분석한 첫 번째 연구이자 단일 연구라서 연구결과를 일반화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면서도 “워낙 결과가 명백하고 근거가 확실하기 때문에 매우 의미

있는 연구”라고 말했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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