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맵시의 유혹, 무좀쯤이야?

볼 좁은 하이힐-캔버스화 유행 무좀 키워

“또 근질거리네, 오려낼 수도 없고….”

프리랜서 방송리포터인 김 모(29·여·서울 강남구 역삼동) 씨는

수은주가 올라가면 신경이 곤두선다. 3년 전부터 이맘때쯤이면 오른쪽 엄지발가락에만

무좀이 생겼다가 찬바람이 불면 사라지곤 하기 때문이다. 약도, 연고도 소용이 없다.

의사는 “볼이 좁은 하이힐을 신으면 무좀이 악화된다”며 편안한 신발을 신으라고

권하지만 직업 때문에 따르기가 힘들다.

‘무좀은 군대병(軍隊病)’이라는 것은 옛말. 여성들이 꽉 조이는 신발을 고집하다

무좀으로 고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 리뉴미 피부과의 김덕한 원장은 “무좀 때문에 병원을 찾는 여성이 늘고

있다”며 “대부분 자기 발보다 작고 꽉 끼는 신발을 신으면서 무좀이 생기거나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여성들은 발볼이 좁아 보이면 발이 한결 예쁘게 보인다며 발을 돋보이게

하는 구두라면 발을 끼어 맞춰서라도 신으려 한다. 특히 명품구두를 사들일 때는

발이 혹사를 당할망정 욕심을 부린다. 발가락이 꽉 조이는 하이힐이나 샌들뿐만 아니라,

발볼을 조여주면서 발목까지 올라오는 캔버스화를 신었을 때 무좀이 생길 수 있다.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신정빈 박사는 “외국인과 우리나라 사람은

기본적으로 발 모양이 다르다”며 “수입 명품구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발 형태와

맞지 않게 바닥이 좁은 것이 많다”고 말했다.

또 한양대병원 관절재활의학과 박시복 교수는 “우리는 옷을 살 때 맵시 있게

보인다고 몸보다 작은 옷을 사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신발을 살 때는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이 예쁘다고 발에 안 맞는 신발을 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발 모양 달라 한쪽서만 생길 수도

대체로 무좀은 양쪽 발에 동시에 나타나지만, 신발 때문에 생기는 무좀은 한 쪽에서만

주기적으로 재발하는 특징이 있다. 한 쪽에서만 무좀이 생기는 것은 사람은 해부학적으로

양쪽 발의 크기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 한 쪽 발에 무좀이 생겼을 때 양말 짝을 바꿔

신으면 다른 발로 무좀균이 옮겨갈 수 있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노영석 교수는 “구두나 운동화를 신었을 때 좀 더 큰 발이

신발 속에서 더 꽉 끼이게 되면, 그 쪽 발은 더 밀폐돼 무좀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 한 쪽 발에만 무게가 실리게 걷는 걸음걸이 때문에 한 쪽

발에만 무좀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이 신발 때문에 무좀에 걸렸다고 해서 무좀 치료법이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아니다.

노영석 교수는 “발병 초기에는 연고를 바르고 4~6주 동안 매주 1번씩 곰팡이를

죽이는 약을 복용해도 나을 수 있다”며 “그러나 무좀을 방치해 발톱까지 침범하면

치료 기간이 하염없이 길어진다”고 말했다.

초기에 연고를 바를 때에는 환부 외에도 신발에 접촉하는 부위에 광범위하게 바르는

것이 좋다. 물집이 생겨 진물이 나기 시작하면 연고 사용은 피하고, 과망간산칼륨

용액을 뿌린다.

증상이 심하면 항곰팡이제를 복용한다. 항곰팡이제는 한때 간독성이 문제였지만

부작용이 줄었고 복용기간도 대폭 단축됐다. 치료기간이 긴 손발톱 무좀도 3개월

복용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단, 무좀 증상이 사라져도 언제 재발할지 모르니

6~8주 동안은 꾸준하게 연고를 발라야 한다.

공용 실내화 안 신는 게 좋아

곰팡이는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고 생존능력이 강해 처음부터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고온 다습한 환경을 피하고 특히 곰팡이가 많은 목욕탕과

헬스클럽의 탈의실 바닥에 맨발로 다니지 않는 것이 좋다. 또 공용 실내화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주흥 교수는 “최근 보고에 의하면 가족

감염에 의해 어린이와 여성이 무좀에 감염되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가족

중 감염자가 있을 때에는 조기에 치료하고 다른 가족의 감염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여성 환자도 땀 흡수가 전혀 안 되는 스타킹보다는 면 소재의 양말을

신는 것이 좋다”면서 “사무실에서는 되도록 슬리퍼를 신고, 많이 걷는 영업직원은

여분의 양말을 갖고 다니며 땀이 많이 날 때마다 갈아 신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젊은 사람들은 무좀 때문에 병원 오는 것을 부끄러워해 집에서

식초에 발을 담그는 등의 이상한 방법을 시도한다”며 “이는 치료 효과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식초 농도가 높으면 화상 위험이 높아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무좀 예방-치료를 위한 기타 상식

△드라이기로 말린다=발은 흐르는 물에 곧바로 씻지 말고 5분 정도 물에 담갔다가

비누칠한다. 수건으로 닦고 드라이기로 말린 뒤, 필요하면 파우더나 땀띠분을 발라

건조시킨다.

△물티슈로 닦아준다=맨발로 샌들이나 신발을 신을 때에는 물티슈를 이용해 수시로

발을 닦아준다. 구두는 한 켤레를 오래 신지 않는 것이 좋으며 두세 켤레를 번갈아가면서

신는다.

△무좀약을 갖고 다닌다=운동 전후에는 발의 땀을 조절하는 크림이나 무좀약을

바른다. 무좀약은 소량을 골고루 문질러야 잘 흡수된다. 물집이 맺히거나 가려운

증상이 사라져도 최소 1주일 이상은 계속 바른다.

△양말은 따로 세탁한다=가족 중 무좀환자가 있으면 양말은 따로 세탁해야 한다.

실내화도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경진 기자 nice2088@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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