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입병 바이러스가 뇌-허파까지?

EV-71, 97년부터 4개국 130여명 희생양

중국에서 최근 두 달 동안 장(腸) 바이러스 EV-71(엔테로바이러스71)이 어린이 20여 명을 희생양으로 삼고 확산될 조짐을 보여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는 현재 EV-71이 일으키는 손발입병(수족구병)의 유행시기여서 ‘강 건너 불’이 아니라 ‘발등의 불’이 생긴 셈이다.

중국 보건부는 “3월 초부터 안후이(安徽)성 푸양(阜陽)시에서 3000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지금까지 978명이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이 중 2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보건부에 따르면 현재 58명이 위독한 상태이며 3일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시에서도 생후 18개월의 젖먹이가 EV-71에 감염돼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중국 신화통신은 안후이성과 광둥성 외에 산시(陝西)성에서 118명, 후베이(湖北)성에선 340명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엔테로바이러스71은 ‘장과 관련된(Entero) 바이러스 71번’이란 뜻으로 아이들에게 설사, 발진, 손발입병을 일으켜왔지만, 최근 아이들의 중추신경과 호흡기를 감염시켜 수 십 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공포의 전염병’으로 ‘격상’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1997년 말레이시아와 일본에서 32명, 98년 타이완에서 78명의 희생자를 냈다. 비교적 약한 EV-71이 대부분 A-1 유전자형이라면, 최근 문제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유전자형은 A-2 또는 B형이다.

EV-71이 일으키는 손발입병은 우리나라 엄마들에게 낯설지 않다. 이 병은 매년 4~5월 생후 6개월~5세의 아이들에게 발병하며 손과 발, 입 등에 물집과 종기가 생기거나 허는 증세가 나타난다. 손발입병은 전염력이 강해 놀이방이나 유치원 등에서 급격히 번진다. EV-71 뿐 아니라 콕사키 A5, A10, A16에 의해서도 생긴다.

중국 안후이성에서는 아이들이 손, 발에 발진이 생기고 입안이 허는 전형적인 손발입병 증세를 보이다 급격히 악화됐다고 한다. 따라서 손발입병이 나타났을 때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는 방법이다.

손발입병은 감기처럼 특별한 치료제가 없으며 대증치료로 고친다. 열이 날 때엔 해열제를 먹이고 입안의 통증을 호소하거나 신경질적으로 행동하면 진통제를 먹이면서 뜨겁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주지 않는다.

문제는 입안의 물집. 곧바로 터지면서 궤양을 만들기 때문에 아이가 음식을 잘 먹지 않으며 심지어 물을 마시지 못해 기진맥진해지기도 한다. 이때에는 찬 음식을 먹이며, 아이가 설사를 하지 않으면 아이스크림을 먹여도 좋다.

보통 미열이 있지만 3일 안에 가라앉고 물집과 염증은 5∼7일 내에 가라앉는다. 일부는 최근 중국의 경우처럼 갑자기 뇌수막염 폐부종 등으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아이가 고열, 구토, 설사 등의 증세를 보이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으로 데리고 가야 한다.

예방을 위해선 아이가 외출했다 집에 오면 반드시 손을 자주 씻게 하고 소금물 양치질을 시키며 어린이방이나 유치원에 환자가 있으면 당분간 보내지 않는 것이 좋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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