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된장 요구르트 치즈…

발효식품이 아토피 등 알레르기 줄인다

아이들에게 김치나 된장을 먹여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김치를 비롯해 된장이나 요구르트, 치즈 등 발효식품에 풍부한 세균이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핀란드 헬싱키대학의 엠마 마르샨 교수팀은 26일 발효식품에 듬뿍 들어있는 ‘프로바이오틱

박테리아’가 산모와 아이의 면역시스템을 증강시키고 알레르기를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를

‘임상 및 실험 알레르기(Clinical and Experimental Allergy)’ 4월호에 발표했다.

프로바이오틱 박테리아란 대장에서 항생물질의 작용을 돕는 비피더스균, 유산균

등 몸에 좋은 박테리아를 아우르는 말이다. 김치, 된장, 간장, 요구르트, 치즈 등

발효음식에 풍부하다.

연구팀은 자신이나 남편에게 알레르기가 있는 임산부 1223명을 관찰했다. 알레르기는

일부 유전이 되기 때문에, 이들의 자녀가 알레르기 환자가 될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더 높다.

임산부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임신 8개월부터 각각 프로바이오틱 성분의 정제와

가짜약을 섭취했다. 연구진은 중도 탈락한 임산부를 제외하고 이들에게서 태어난

925명의 자녀에게도 생후 6개월부터 프로바이오틱과 위약을 먹였다.

아이들은 생후 3, 6, 24 개월에 알레르기 검사를 받았다. 또 아이들 중 무작위로

선택된 98명은 생후 6개월에 혈액검사를 받았다.

연구진은 “프로바이오틱을 섭취한 아이들에서 조직염증반응과 관련 있는 단백질

수치가 50% 정도 더 높았다”며 “이 단백질은 염증반응을 촉진시켜 알레르기 반응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프로바이오틱을 섭취한 아이들은 또 아토피 피부염이

가짜약을 먹은 아이보다 30% 적었다.

연구에 참여한 에르키 사빌라티 교수는 “염증반응은 알레르기 예방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아이의 면역체계를 자극시키는 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국 샌디에이고 소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UCSD)의 면역학자인

안토니 호너 박사는 “현대사회에서 박테리아가 적어지기 때문에 알레르기가 증가한다”며

“박테리아로 가득 찬 음식이 만성적인 면역 반응을 일으키며 알레르기를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박테리아에 노출되지 않으면 면역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할 수가 없고,

알레르기가 쉽게 생긴다”며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살균, 소독되지 않은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과 같은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UCLA)의 알레르기학자인 로저

카츠 박사는 “집안에 알레르기 환자가 있는 가족에게 좋은 소식”이라며 “이번

연구는 알레르기 유전자를 가진 사람도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줄이는 여러 노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시중에서 판매중인 유산균 음료에는 당분이 많이 들어 있어 비만이나 충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당분이 적게 들어간 유산균 음료를 마시거나, 이를 자주 닦아

충치를 예방해야 한다. 김치나 된장은 이런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식품이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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