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100년을 듣는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장

대한의사협회가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보통 서양의학의 국내 정착 100년이라고도 부른다.

1세기는 우리 사회에서 단순히 시간이 많이 흘렀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의료계도

마찬가지다. 올해를 발전의 발판으로 삼아 한층 도약하겠다는 다짐이다. 전문가로부터

인정받는 의사,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의료계가 그 모토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장을

만났다.[편집자주]

반성…그리고 다짐

“의사들은 국민들에게 개인적으로는 존경받지만 뭉쳐 있으면 매도되기 십상이다.

사회 기여도를 높여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당당하게 인정받겠다.”

주수호 의협회장. 그는 먼저 지난 과거를 반성하는데서 의료계 발전의 출발점을

찾았다.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꼬인 실타래도 풀 수 있다는 원리다.

주 회장은 “의사들은 내부적으로는 하루 종일 진료실에 묶여 있을 수 밖에 없었고

외부적으로는 각종 규제로 억압돼 왔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발등에 불을 끄기도

바쁘다 보니 사회 기여도가 타 집단에 비해 부족 했었다”고 고백했다.

100주년을 전환점으로 이런 조건이 사라지길 바란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희망을

맞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수조건. 주 회장 역시 앉아서 기다리지만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사회분위기를 조성, 확산해야 한다. 이제 의사들도 본업은 본업대로 충실하면서

사회활동 범위를 넓혀가도록 할 것이다”면서 “봉사는 기본이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일에도 적극 나서 ‘아 역시 의사구나’하는 인식을 심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이와 차별을 구별하는 정부 기대”

주수호 회장은 의협이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차별과 차이’를 구분해

줄 것을 촉구했다. 업무 성격과 기능이 다른 만큼 대하는 단체별로 대하는 사고와

행동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의협 주요 행사에 내빈으로 초청하면 가끔 정부는 ‘그러면 다른 (보건의료)단체에도

참석해야 돼서 곤란하다’고 할 때가 있다”며 “정부 시각을 한 마디로 말해주는

대목으로 하지만 이는 의사협회가 정책 파트너로 규정돼 있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른 단체보다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다. 차이가 있는데 모두를

똑같이 바라보는 것은 비민주적이라는 점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면서 “이런 점은

다른 보건의료단체도 모두 이해하고 공감할 부분”이라고 피력했다.

이런 맥락에서 의협은 100주년 관련 행사에 정부 거물급 인사들을 대거 초청한다는

복안이다. 세계의사회는 대통령이나 영부인을, 종합학술대회에는 복지부 장관이 논의되고

있다.

주 회장은 “외국의 경우 이 같은 중요 행사에는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국민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최고 전문가집단을 존중하는 차원에서도 정부가 기꺼이 응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진료는 수학이 아니다”

주수호 회장은 또 정부가 진료의 특성을 이해해 주길 주문한다. 의사의 진료 행위를

수학 공식처럼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주 회장은 “정부가 각종 발표를 하면서 외국의 사례를 들곤 하는데 이는 현실을

너무나도 모르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산부인과 제왕절개술 비율이 높은 것만 봐도 우리나라 여성의 골반이 적은

것도 작용한다. 또 출생 시간을 맞추려는 성향도 강하다”면서 “평가를 하려면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한 그는 같은 맥락에서 의사들이 부당청구나 하고 불필요한 진료를 해 돈을

챙기는 식으로 매도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주 회장은 “같은 질환이라도

환자마다 특이사항이 달라 처방 등이 동일할 수는 없다. 의사들에게는 최선을 진료를

하는 것이 진료가이드라인보다 중요하다”며 “심평원의 잣대는 그저 문서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주수호 의협회장은 “100년을 계기로 정부는 의료계의 속 사정과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의사는 사회에 점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길 고대한다”며 올해의

의미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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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 2008-04-11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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