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사를 자살로 몬 것은….

우울증은 사람을 가리지 않아

베스트셀러 ‘명기(名器)를 꿈꾸는 여인들을 위하여’의 저자로 유명한 비뇨기과

여의사 민 모씨가 2일 오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네티즌들이 떠들썩하다.

경찰에

따르면 민씨는 버려진 개를 안락사(安樂死)시킬 때 사용하는 근육이완제 석시콜린을

주사해 자살했다. 민씨의 어머니는 “몇 년 전부터 잠을 자지 못해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했고 대인기피 증세를 보였으며 1년 전에도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민 씨는 최근 3년 동안 우울증을 앓았다고 한다.

우울증은 이처럼 의사도 희생양으로 삼는다. 우울증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

최근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에 이어 국내 유력언론의 기자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울증 환자 절반 이상이 자신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증세가 심각한 뒤 병원을 찾는다.

우울증은 어느 기간 기분이 우울해지곤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의학적으로

기분조절장애에 속하며 말로 표현하지 못할 기분의 변동으로 ‘빨리 이 상태를 끝내고

싶다’는 느낌이 떠나지 않는다.

우울증은 뇌의 세로토닌 분비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병이다. 온몸이

무기력해져 삶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식욕, 성욕 등이 없어진다. 세수, 식사

등 간단한 자기 관리도 소홀히 하고 걱정과 초조감으로 불면증에 시달린다. 남들은

즐거워하는 일에 무표정하고 멍한 얼굴이 되며 덜 먹고 못자서 수척해진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피한다.

우울증 환자 중 상당수가 울증과 조증을 되풀이하는 조울증 환자인데, 이들은

자신의 상태에 대해 다른 우울증 환자보다 더 모를 가능성이 크다.

우울증 환자의 3분의 2는 자살에 대한 생각을 갖고, 15~20%는 자살기도를 하며,

3% 정도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우울증은 자살의 가장 큰(70~80%) 원인이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Centers for Disease Control) 조사 결과

미국은 1년 중 4, 5월에 자살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봄에는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고 우울, 불안 같은 정신과적 질환이 악화되는 사례가 많아 자살하는 사람이

많은 것. 우울증 환자는 증세가 심각할 때보다 조금 회복될 때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증세가 심할 때에는 무기력 때문에 자살하겠다는 생각도 덜 들지만, 조금

나아질 때 자살을 할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병원 치료가 기본이며 환자의 극복의지와 가족을 비롯한 주위 사람의

협조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치료가 된다.

병원에서는 항우울제와 상담치료 등으로 병을 치료한다. 꾸준히 약을 복용하면서

햇빛 아래에서 산책하고 운동, 취미생활 등을 병행해야 한다. 가족들은 우울증 환자가

병원에 가면 평생 정신질환자로 낙인찍힌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그대로 놔두면 죽을

수도 있다’고 여기고 병원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많은 우울증 환자의 가족이 “정신력이 그 모양이냐”고 환자를 다그치지만, 우울증은

정신력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가족이 ‘우울증에 대해 좀더 알았더라면…’ 하고 후회했을 때에는 이미 늦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관련기사

미국응급협회가 권하는 우울증 환자 자살 방지 돕는 방법

자세히보기 ▶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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