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대물림 입증

부모 고혈압, 양친 정상보다 4배 위험

고혈압에 가족력이 작용한다는 가설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왕내유 박사팀은 1947년부터 54년간 축적된 의대학생 1160명의

동류집단연구(cohort study)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모가 모두 고혈압인 사람은 부모가

정상혈압인 사람보다 40세 이전에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4배 높았다고 24일 발행된

‘내과학 기록(The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 시작당시 의대학생이었던 연구대상자들은 졸업 이후에도 매년 혈압을 측정하고

질문지에 응답하는 형식으로 기록을 제공했다.

연구진은 연구대상자의 신체적 활동, 흡연, 음주, 카페인 섭취 등을 감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55세 이전에 고혈압이 된 부모를 둔 사람은 고혈압에 걸릴 가능성이

7배 높았다. 젊은 나이에 고혈압에 걸린 부모를 둔 사람은 35세 이전에 고혈압이

될 위험이 20배 높게 나타났다.

부모 중에서 어머니만 고혈압인 사람은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1.5배, 아버지만

고혈압인 사람은 1.8배 증가했다.

왕 박사는 “이번 연구는 무려 50년 이상의 자료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기존 고혈압

관련 연구와 차별성을 갖는다”며 “고혈압 발병은 가족력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부모가 고혈압인 사람은 평소에 자주 혈압을 측정하고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와 관련, 대한고혈압학회 조명찬 연구위원장(충북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은 “질병 때문에 발생하는 고혈압은 전체의 5%에 불과하다”면서 “나머지

95%는 유전적 이유, 염분에 대한 예민성, 호르몬계 이상 등 한가지로 원인으로 규명할

수 없는 원발성 고혈압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전자 결함으로 고혈압이 유전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극히 일부일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실제로는 혈압을 높이는 간접적인 원인들이 유전된다”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면 부모의 신장이 염분조절기능을 못하면 혈압이 올라가는데, 자녀에게

이런 능력이 유전되면서 고혈압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가족들의 식습관, 다혈질

같은 성격, 스트레스 정도 등 비슷한 환경적인 요인도 고혈압 유전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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