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명사와 환자가 모델입니다”

사진전 개최 펭귄회 이은옥 회장

“삶의 절정인 30, 40대에 류마티스

관절염에 걸려 손이 뒤틀리고 다리를 절기

시작하면 눈앞이 깜깜해집니다. 환자들은 위축돼 꼭꼭 숨게 됩니다. 이번 사진전은

관절염 환자들이 세상에 당당히 맞서는 시도라고 할 수 있겠죠?”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모임 한국펭귄회의 이은옥 회장(65·서울대 간호대 명예교수)은

27일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개최하는 ‘여류(女Rheu)사랑 사진전’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세상을 향해 당당히 나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류사랑 사진전’

출품작. 한림대병원 김현아 교수(왼쪽)와 김미숙 환우가 함께 찍은

사진.

이 사진전은 한나라당 나경원 안명옥 전여옥 의원, 성균관대 의대 고은미 교수,

한림대 의대 김현아 교수, 영화제작자 심재명, 영화배우 문소리, 뮤지컬배우 이태원

등 여성 명사 10명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10명이 모델로 나섰고, 사진작가 조선희

씨가 명사와 환자의 교류를 카메라 앵글에 담아 19점을 내놓았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공동주최의 파트너이고 보건복지부, 여성단체연합, 한국애보트, 한국에자이 등이

후원한다.

이 회장 역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그의 변형된 왼쪽 손엔 고통 받았던 옛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는 1979년 처음으로 병원에 갔다. 그 역시 간호학을 전공한

의료인이었지만 담당의사의 성의 없는 진료에 크게 실망했다. 하루에 300명의 환자를

봐야 했으니 의사로서도 어쩔 수 없었겠지만 속은 타들어갔다.

왼쪽 가운데손가락에서 시작한 통증이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과정은 생지옥과도

같았다. 비과학적이어서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벌침도 맞고 고양이도 고아먹었다. 구리반지도 끼고 다녔다.

“환자가 약을 복용한지 3개월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납니다. 그 시간을 참지 못하고

계속 새 의사를 찾아다니거나 민간요법에 매달리면 생고생을 사서 하는 겁니다.”

그는 환자들에게 “의사가 묻기 전에 증세와 고민 등에 대해 먼저 말하라”며

“그래야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아는데 도움이 된다”고 충고했다.

이 회장은 이번 사진전을 통해 류마티스 관절염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고 사회적

지원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가 치료제는 한 달에 60만원이 듭니다. 게다가 일을 하는데 지장이 있어 류마티스

관절염은

경제적으로 손실이 큰 병이죠. 환우회 차원에서 환자들에게 국가와 사회의 의료지원이

확산되도록 다양한 일을 벌이겠습니다. 외롭게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은 더 이상 없어야겠지요.”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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