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낳고도 산후우울증 더 심각

산모, 아버지·남편과의 과거갈등 때문인 듯

아들을 낳은 엄마가 딸을 낳은 엄마보다 심각한 산후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낭시대학 클라우드 드 타이쉐이 박사팀은 산모 181명을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 전체의 9%는 심각한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으며 이들 중 3/4이 아들을 낳은

경우였다고 ‘임상간호학지(Journal of Clinical Nursing study)’ 최근호에 발표했다.

타이쉐이 박사는 “연구에 참여한 전체 산모의 33%에게서 일반적인 산후우울증

증상이 나타났지만 아들을 낳은 산모에게서 심각한 산후우울증 증상이 두드러졌다”며

“대개 남아선호사상이 있는 지역에서 딸을 낳은 산모가 산후우울증에 잘 걸린다고

생각하는데 정반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한남대학교 유럽어문학부 프랑스어문학전공 이규식 교수는 “프랑스인들은 가정을

중시하기로 유별나지만 우리나라의 남아선호사상처럼 아들에 대한 집착 같은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양대구리병원 정신과 김대호 교수는 “일반적으로는 우리나라의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딸을 낳으면 산후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고, 아들을 낳으면 정서적으로 긍정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을 낳으면 시댁이나 기존의 갈등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막상

출산 후에 기대했던 부분이 좌절돼 오히려 산후우울증이 생기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심각한 산후우울증은 육체적, 정신적, 감정적인 결함을 일으켜 산모의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각한 수준의 산후우울증 진단이 내려진 산모는 자녀를 살해하거나 자살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치료가 시급하다.

김대호 교수는 “산후우울증이 심각한 산모는 아이와 잠시 떨어져 지내는 것이

좋다”며 “주변에서 임신과 출산의 경험이 있는 친한 사람과 대화를 통해 정서적

안정을 찾는 것이 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박사팀은 과거 아버지나 남편과의 불만족스러운 관계를 갖고 있는 산모가 아들을

낳았을 때 우울증이 발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영국 런던 왕립의과대학 정신과 코스모 홀스트롬 교수는 “흥미로운

내용이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렵다”며 “아들과 딸을 낳은

산모의 비율, 산모의 출신 등을 고려해 더 많은 수의 연구 대상자를 대상으로 연구하면

더욱 정확한 통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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