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수면 중에도 혈압 올려

공항 인근 주민 고혈압 위험 두 배 높아

잠을 자는 동안에도 소음으로 인해 혈압이 상승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대 부속 임페리얼 의대 랄스 재럽 박사팀은 국제공항 근처에 사는 주민들이

잠자는 동안에도 비행기 소음에 영향을 받아 혈압이 상승한다고 ‘유럽 심장지(European

Heart Journal)’ 2월호에 발표했다.

소음이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잠을 자는 동안에도 소음에 영향을 받아 혈압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영국의 런던 히드로 공항, 그리스의 아테네 공항, 이탈리아의 밀라노

공항, 스웨덴의 스톡홀름 공항 인근 주민 14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대상자들이 잠을 잘 때 혈압을 15분 간격으로 점검하고, 침실의 소음 수치도

측정했다.

연구 결과 침실 소음이 35데시벨(dB)보다 크면 혈압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 상승은 비행기 소음뿐만 아니라, 자동차 소음, 코고는 소리에도 영향을 받았다.

우리나라 주거지역 실내 소음기준은 45데시벨로, 35데시벨은 별로 크지 않은 소음

수치다.

비행기 소음은 평균적으로 수축기 혈압 6.2mmHg, 이완기 혈압 7.4mmHg 정도 높였으며

소음이 5데시벨 커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은 0.66mmHg씩 올랐다.

연구팀은 “공항 근처에서 5년 이상 산 사람들은 일반인에 비해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두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소음이 10데시벨 오를 때마다 고혈압 위험은

14%씩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재럽 박사는 “소음은 사람을 짜증나게 할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다음 연구에서는 소음이 심장혈관질환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의학 전문지 ‘역학(Epidemiology)’ 2007년 11월호에 따르면 소음은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스트레스는 휴식과 수면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소음은 70데시벨이다. 이는 대화할 때 나오는

65데시벨보다 조금 큰 수치로 도로 소음과 비슷하다. 일반적인 생활 소음은 벽시계

30, 냉장고 40, 기차 80, 자동차 100데시벨로 30데시벨까지는 쾌적하나 40데시벨부터는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가톨릭대 의대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소음이 스트레스

요소로 작용하면 교감 신경이 흥분해 혈압이 오르는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소음에 노출된다고 해서 혈압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예민한 사람들이 그럴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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