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아프냐, 나도 아프다”

노인, 배우자 입원하면 사망률 증가

배우자가 병에 걸려 입원하게 되면 상대 배우자가 사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니콜라스 크리스타키스 박사팀은 배우자가 사망할 경우 상대

배우자가 사망할 확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도 상대방에게

악영향을 미쳐 사망할 확률을 높인다고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의 노인 의료보장제도인 메디케어(Medicare)에 1993~2001년 새로

등록한 50만 부부를 조사했다. 메디케어는 65세 이상만 이용할 수 있으며 입원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병원보험과 입원하지 않고 치료 받을 수 있는 치료보험이 있다.

연구 결과 배우자가 입원하면 상대 배우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쳐 병을 앓게

되고, 이로 인해 사망 확률이 높아지는 일종의 ‘파급효과(ripple effect)’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인이 입원할 경우 남편 사망률은 평균 22%, 남편이 입원할 경우 부인 사망률은

평균 16% 증가했다.

배우자가 사망하면 일찍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다. 정신과에서 스트레스

지수를 잴 때도 배우자의 사망을 100으로 두고 이혼(73), 자신의 부상과 사망 가능

질환(53), 친한 친구의 사망(37) 보다 스트레스가 훨씬 큰 것으로 간주한다. 그만큼

배우자의 사망은 상대 배우자에게 스트레스를 줘 건강에 좋지 않다.

엉덩이뼈 골절, 심장이 점차 기능을 잃으면서 폐나 다른 조직으로 혈액이 모이는

울혈성심부전, 뇌졸중의 경우 부인이 앓게 되면 남편의 사망률은 각각 15%, 12%,

6% 높아졌다. 배우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질병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입원해야 하는 대부분의 질병이 사망률을 높였지만 남편의 대장암은 부인의 사망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는 치매나 다른 중증 질환에 비해 대장암의 완치율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치매는 다른 질병에 비해 배우자의 스트레스 정도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인의 치매는 남편의 사망률을 22%, 남편의 치매는 부인의 사망률을 28% 높였다.

크리스타키스 박사는 “배우자가 정신 착란에 걸린 것은 배우자가 사망하는 것과

비슷한 정도로 상대방의 사망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박사는 “배우자가 아프면 스트레스가 커지고 갑작스럽게 변화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며 “심리적, 육체적, 금전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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