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화 사망, 英 1천명-韓 60명

英, 진통제 등 후유증에 경각심/국내에선 보고시스템 유명무실

국내에서 약 부작용으로 한 해 60명이 숨진다는 발표가 나자마자 영국에서는 최소

1000명이 사망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한국인은 약에 잘 견디기 때문일까, 아니면

약 관리가 철저해서일까?

의약계는 영국에서는 약화 사고를 비교적 철저히 관리하고 사고가 났을 때 보고가

잘 되는 반면, 국내에선 보고 시스템이 유명무실하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해석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6일 올해 접수된 의약품 부작용 사례가 3750건으로 지난해보다 5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식약청은 국내 의약품 부작용 보고 건수가 2004년 907건에서 2005년 1841건, 2006년

2467건, 2007년 3750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작용에 따른 사망자도 늘고 있는데 올해 10월 있었던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33건, 2005년 61건, 2006년 62건으로 점점 증가했다.

반면 영국 국가의료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NHS) 산하 기구인 약품

및 건강상품 규제국(Medicines and Healthcare products Regulatory Authority·MHRA)은

 27일(현지시간) 지난 3년간 영국에서 1만 3000여 명이 의약품 부작용을 겪었으며

이 중 3000여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연도별 사망자 수는 2004년 861명, 2005년 1000명 이상, 2006년 964명이었다.

약물 부작용의 종류는 다양했으며 일반의약품 중에는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등 진통제의

복용으로 위출혈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고 병원에서는 피 응고를 막는 와파린,

이뇨제 등의 부작용이 가장 심각했다. 그러나 MHRA의 준 레인 박사는 "보고가

누락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며 "모든

약은 부작용이 있으므로 약의 용법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인구는 약 6000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 약 4800만 명에 비해 25% 많은데

의약품 부작용에 따른 사망자는 연간 15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온 것이다.

부작용 신고 도대체 어디에 하는지

의약품 복용시 부작용과 사망 건수를 파악하는 방법은 의료 선진국인 미국, 유럽이나

우리나라나 거의 같다. 의사, 약사, 제약사, 환자에게 보고를 받아 통계를 내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부작용 사례 수집 방법은 비슷한데 국내 수치가 외국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것은

보고 주체인 의사, 약사, 제약사의 참여가 소극적이라는데서 찾을 수 있다.

특히 부작용을 가장 적극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환자들은 신고 창구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식약청 의약품관리팀 신준수 사무관은 “의약품 부작용 보고는 약사법에 의무사항으로

돼 있어 약사와 제약사는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고 의사들은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보고할 수 있다”며 “환자들도 자율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창구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부분 국민들은 의약품 부작용 신고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 강태언 사무총장은 “의료관련 단체에 있는 나도 의약품 부작용

신고를 할 수 있다는 말만 얼핏 들었을 뿐인데 국민들이 알고 있을리 만무하다”며 “부작용 보고를 어디에 해야

하는지 알면 좀 가르쳐 달라”고 반문했다.

강 사무총장은 이어 “약사법에 의약품 부작용 보고가 의무화 돼 있긴 하지만

약사, 제약사가 자기 발등을 찍는 보고를 제대로 할리 없다”며 “특히 의료법에는

의무 조항이 없기 때문에 어떤 의사가 보고를 하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식약청 신준수 사무관은 “약사법에 의사들도 의약품 부작용을 보고토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그러나 보고를 무조건 의무조항으로

묶는다고 보고가 많아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인식 재고를 통해 보고를 활성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약품 사용자가 부작용을 보고 할 수 있는 곳은 △식약청 의약품 민원사이트(http://ezdrug.kfda.go.kr/index.jsp)

△식약청 의약품 관리팀(02-3156-8053) △지역약물감시센터 6곳 – 인제대 부산백병원,

전남대병원, 단국대병원,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아주대학병원이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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