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부 척추 유연해 안 넘어져

무게중심도 엉덩이 위에 있어 만삭 버텨

배가 불룩 나온 임부가 넘어지지 않는 것은 남성보다 척추가 유연하게 진화했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캐서린 위트컴, 텍사스대 리자 샤피론 박사팀이 20세~40세 임부

19명을 조사한 결과 여성의 척추는 남성보다 더 유연하고 몸을 잘 지탱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어 만삭이어도 균형감을 유지해 넘어지지 않는다고《네이처(Nature)》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허리등뼈(요추)는 네모모양인 남성과 달리 쐐기모양인데다

골반과 넓적다리뼈를 잇는 엉덩이관절도 14% 더 크기 때문에 몸이 유연하고 만삭이어도

넘어지지 않는다는 것.

연구팀은 또 출산이 임박한 여성은 무게중심을 엉덩이 위에 두고 있어서 평소보다

60% 정도 더 뒤로 구부리는 것이 가능하고, 무거운 무게를 잘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트컴 박사는 “만약 남성과 여성의 신체구조적 차이가 없다면, 임신한 여성은

툭하면 넘어지고 뱃속 태아의 무게를 견뎌내지 못해 등과 허리쪽에도 통증이 심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여성의 온몸이 태아에게 마치 푹신한 유모차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샤피론 박사는 “여성은 임신하는 동안 신체에 극적인 변화를 겪게 되는데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신체곡선이 강화됐고, 척추 아랫부분이 발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성의 허리등뼈 모양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며, 척추 유연성은 호르몬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의견이 있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국제척추센터 김석우 교수는 “여성의 허리등뼈가 모두 쐐기모양인

것은 아니다”며 “주로 골다공증이나 나이든 여성의 허리등뼈에서 쐐기모양이 많이

발견되는 등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이것이 척추기능과 유연성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어 “남자들은 본래 여자보다 척추가 뻣뻣한데 특히 배가 많이 나온 남자들은 무게 중심축이 배 앞으로 이동해 등 뒤의 근육이 균형을 맞춰주지 못해서 등이나 허리

통증을 유발한다”며 "여성은 척추가 유연한데다 임신을 하게되면 혈액이

증가하고 여성 호르몬이 활발해져서 몸 전체에 생리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이것이 임부의

척추 유연성을 더 높이는 것이지 척추에만 한정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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