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벡 중간에 끊어도 된다”

환자 암 수치에 따라 중단했다 복용 가능/ 가톨릭대 김동욱 교수, 미 학회 발표예정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가 일정 조건이 되면 ‘표적 항암제’ 글리벡을 수 십 개월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계 각국의 환자가 한화로 한 달 200만~400만원인 약값과

항암제 복용 부작용의

부담에서 벗어나게 됐고, 여성 환자는 임신의 길이 열리게 됐다.

가톨릭대 의대 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는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라도

암 유전자가 0%이거나 낮은 수치가 지속된다면 수 십 개

글리벡을 중단해도 괜찮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지금까지는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가 일단 글리벡 복용을 시작하면 암 유전자

증가를 막기 위해 중간에 끊을 수 없다는 것이 ‘공식’에 가까웠고, 일부 소규모 연구가

그렇지 않아도 될 개연성을 제시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김 교수팀이 환자 26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글리벡을 최대 62개월 간 중단해도

암 유전자 수치가 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이 내용을 12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미국혈액학회(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 ASH)’에서 발표한다. 이 논문들은 이에 앞서 이달 초 미국

혈액학회 온라인 판에 우선 게재된다.

글리벡 복용을 중단하기 전 환자들의 암 유전자 수치는 15명이 0%로 깨끗한 상태였고,

10명은 암 유전자 수치가 아주 낮은 상태로 지속됐다. 1명은 암 유전자 수치가 들쭉날쭉했지만

약을 끊었다.

이 가운데 2명은 지금껏 암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아 11월 현재 각각 50개월, 62개월

째 글리벡을 복용하지 않고 있으며 24명은 글리벡을 끊은 지 3~9개월 뒤 암 유전자가

증가하며 재발했다.

재발한 환자는 암 유전자 수치가 높아진 뒤 다시 2~3년 간 글리벡을 복용했으며,

이 가운데 23명의 암 유전자 수치가 글리벡 중단 전과 마찬가지로 0%이거나 아주

낮은 상태로 유지됐다.  

김 교수는 "이 같은 결과는 글리벡 내성이 생기지 않았다는 것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성골수성백혈병환자가 글리벡을 약 5년 간 복용하면 30~40%는 암 유전자가

0%가 된다”며 “글리벡 복용 중단을 고려할 수 있는 대상은 이렇게 암 유전자가

0%이거나 위험하지 않은 수준을 1~2년간 지속한 환자들”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이번 연구결과는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는 등 부작용으로 글리벡

복용을 중단해야 하는 환자를 진단하는데 참고 사항이 될 것”이라며 “특히 여성

만성골수성백혈병환자는 임신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이번 연구결과는 국민건강보험재정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리벡 한 달 치료비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200만원~400만원이 든다. 현재 이

가격의 90%는 건강보험혜택을 받고 나머지 10%는 글리벡을 공급하는 제약사 노바티스사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환자 부담금은 없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5년 말 기준에 따르면 만성골수성백혈병 진료 환자수는

1862명(입원 685명, 외래 1753명)이며 이중 글리벡을 처방받은 환자는 1662명이다.

김 교수는 이번 미국혈액학회에서 이 연구를 포함해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에

대한 논문 총 7편을 발표한다.

[환자 26명의 특징]

나이(세)

평균

35

범위 21~74
성별

남성

14

여성 12
백혈병 진단받고

글리벡 복용까지 걸린 시간(개월)

평균

26

범위 7일~74개월
백혈병 진단 당시 환자 상태(명)

만성기

22

가속기 4
글리벡 처음 복용시 환자 상태(명)

만성기

19

가속기 6
급속기 1
글리벡 복용 전 받았던 치료(명)

치료받지 않음

7

인터페론 7
골수이식 7
인터페론+골수이식 5

 

[글리벡 복용 중단 및 재복용시 환자 상태]

 

글리벡 복용 중단

시작시 상태

글리벡 재복용시 상태
26명

15명 – 암 유전자 0%(CMR)

1명 – CMR

2명 – CCyR

9명 – CMR

1명 – CCyR

2명-재복용 하지 않음

11명 – 적은양의 암 유전자 존재(CCyR)

1명 – CMR

2명 – CCyR

1명 – 사망

4명 – CCyR

1명 – CMR

2명 – CCyR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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