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모기’ 기승 선잠 는다

늦더위·공사장 물웅덩이로 산란 증가

때 아닌 ‘가을 모기’가 기승을 부리며 선잠 자는 사람이 늘고 있다.

모기는 4~5월부터 활동을 시작해 6~8월 경 가장 많이 출현하며 9월 말~10월 초에

점차 뜸해지다 10월 중순 이후에는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까지 이어진 무더위와 모기의 산란 장소로 이용되는 물웅덩이까지

늘어나며 제철을 잊은 모기들이 설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매개곤충팀 박찬 팀장은 “장마철이 끝난 후 비가 잦았고 최근까지

기온이 25~27℃까지 오르며 습도가 높은 더위가 지속된 것이 모기의 증가를 부른

것 같다”며 “도시개발 등 공사가 빈번해 지며 물웅덩이가 많아져 모기가 산란할

수 있는 장소가 는 것도 이유”라고 분석했다.

주거 형태가 온도가 높은 실내 공간이 많은 아파트로 변하고 있는 것도 가을 모기

증가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박찬 팀장은 “약 5~6년 전부터 모기들이 자연에서 월동을 하지 않고 따뜻한 실내에서

월동 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생활이 점차 편해지면서 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공간도 함께 늘어 모기가

활동하는 ‘모기철’을 연장한 꼴이 된 것.

올 여름 유독 잠자리 수가 적은 것도 가을 모기의 극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잠자리의 유충은 장구벌레를 먹어치우기 때문에 잠자리가 많은 해에는

모기가 적다.

■ 실내온도 낮추고 모기 퇴치제 사용

이렇듯 제철을 잊은 모기와 동거동락하려면 모기에게 조금이라도 덜 뜯기기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모기는 피부에 스테로이드와 특정한 콜레스테롤이

많은 사람을 좋아하며 술과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다량 생성되는 요산(尿酸)이

많은 사람을 공격한다.

운동 뒤 생성되는 젖산, 아세톤이나 박테리아가 단백질을 분해할 때 생기는 이염기이황화물

등도 모기를 유인하므로 저녁에 운동을 하고 깨끗이 씻지 않고 자는 것은 모기에

표적이 될 수 있다.

야행성인 모기는 밤 8시 경부터 식사(?)를 시작하기 때문에 밤에 외출을 자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팔과 다리를 모두 덮는 긴 옷을 입는 것도 모기에게 물리는 것을

줄여주며 딱 달라붙는 것 보다 헐렁한 것이 좋다.

몸의 움직임과 체열도 모기를 유혹하는데 잘 때 땀을 많이 흘리거나 심하게 몸부림을

치는 사람이 모기에 잘 뜯긴다.

특정한 비누, 샴푸, 로션, 헤어스프레이의 향기도 모기를 유인하기 때문에 잘

때에는 맨얼굴, 맨몸으로 자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기는 밝고 화려한 색깔을 좋아하기

때문에 무채색 속옷을 입고 자면 모기에게 조금이라도 덜 뜯길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전문가들은 모기를 멀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실내온도를 적절히 낮추고

모기 퇴치제를 사용하라고 권한다.

가장 흔한 모기 퇴치제에는 모기향과 초음파기가 있다. 모기향은 살충제 성분이

있어 해로울 수 있기 때문에 선진국에선 많이 쓰지 않고 있으며 초음파기의 효과에

대해선 아직 논란 중이다.

콩기름과 시트로넬라, 백향목, 박하 등의 자연 퇴치제도 주목을 받고 있지만 유효시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시트로넬라 성분의 양초도 모기 퇴치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권하는 최고의 방법은 모기퇴치제를 바르는 것이다.

DEET 성분의 퇴치제가 많이 쓰이지만 독성이 강해 제한적으로 발라야 한다. CDC는

2005년 DEET 대용으로 피카리딘, 레몬 유칼립투스, IR3535 등의 퇴치제를 추천했다.

하루 세 번 비타민B1(티아민)을 25~50㎎씩 복용하면 모기를 쫓아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티아민은 모기가 싫어하는 냄새를 방출한다고 한다. 최고의 항암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마늘을 먹어도 모기의 공격을 덜 받는다는 주장도 있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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