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신 ‘크록스’ 아이 발가락 찢는다

에스컬레이터에 빨려 들어가 발 부상 속출

부드러운 고무소재로 만들어져 국내 어린이와 청소년들도 많이 신고 다니는 샌들 ‘크록스(Crocs)’가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북부 버지니아에 사는 4살배기 남자아이 로리 맥더멋은 최근 부모와 함께

대형마트를 찾았다가 발을 크게 다치는 끔직한 일을 당했다. 맥더멋은 평소 즐겨

신는 신발 ‘크록스(Crocs)’를 신고 마트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에 도착해 내리려는 순간 왼쪽발이 갑자기 에스컬레이터로 빨려 들어갔고 엄지발가락이

찢어지는 큰 상처를 입었던 것. 발에선 피가 흥건하게 흘러나왔다. 맥더멋 부모는

“크록스의 위험을 미리 알았더라면 사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 세계에서 맥더멋처럼 크록스를 신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다 발이 에스컬레이터에 빨려 들어가 크게 다치는 아이들의 사례가 늘고 있다.

크록스는 가볍고 잘 구부러지는 합성수지 ‘크로슬라이트’로 만들어져 에스컬레이터가

시작하는 부분과 끝나는 부분의 모서리에 잘 빨려 들어가 발 부상 위험을 높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뉴욕대 소아과 러셀 볼프 교수는 “크록스는 언제든지 에스컬레이터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성을 갖고 있다”며 “어린이가 신는 작은 사이즈는 에스컬레이터에

더 잘 빨려 들어갈 수 있는데 특히 만 2세 경 아이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일본은 정부가 나서서 크록스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이달 초 크록스 또는 크록스와

비슷한 모양의 샌들과 연관된 보고서 39개를 분석해 신발이 에스컬레이터에 빨려들

수 있다고 알렸다. 이 후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일부 상가들은 이 같은 내용의 경고

문구를 에스컬레이터에 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크록스를 신었다면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하라고 권하며

꼭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면 바깥쪽은 피하라고 조언한다.

반면 크록스를 생산하고 있는 미국 티아 맷슨(Tia Mattson)사는 “크록스의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며 “2006년 미국에서 발생한 에스컬레이터 사고 1만

건 중 2건이 신발로 인한 사고였고 이 중 한 건만이 고무신발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크록스는 2002년 말 처음 선보였으며 단기간에 큰 인기를 끌어 현재 40여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한 달에 약 400만 켤레가 생산되며 최근엔 어린이 용 신발의 생산이

늘고 있다. 최근 국내에도 크록스 코리아가 설립되며 마케팅이 본격화 되고 있다.

크록스는 신발의 기본 개념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아이들을 더 위험에 빠뜨린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신정빈 교수는 “크록스는 디자인, 재질

등 모든 면에서 신발의 기본 개념을 하나도 지키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인공재질의

플라스틱에 뚜껑만 덮어 놓은 것으로, 신고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발이 전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어 “신발은 가죽 등 천연소재를 사용해 통풍이 잘 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아이들도 성인 신발처럼 발을 잘 보호할 수 있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운하 기자 newuna@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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