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때도 없이 화장실가고 피곤… 당신은 장누수증후군 환자?

술, 담배, 과식이 원인

출근길 운전을 하다 직장에 닿기 전 ‘화장실 문제’ 때문에 도로 어디에선가

멈춰야 한다. 잠수교 어귀에서 차를 세우고 다리 밑으로 뛰어간 적도 있다. 수시로

설사를 하는데도 배는 홀쭉해지지 않고, 허리를 둘러싸고 있는 ‘러브 핸들’은 두꺼워지기만

한다. ‘필름’이 빨리 끊기는 등 술에 잘 취하고 잘 깨지 않는다. 늘 피로하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진다. 관절과 피부에 수시로 문제가 생긴다.

술과 담배, 피로에 절어사며 이같은 증세를 호소하는 이 모씨(42)와 같은

사람이 주위에 적지 않다. 이런 증세로 고생하면 ‘장 누수(漏水) 증후군’(Leaky

Gut Syndrome)을 의심해 볼만 하다.

요즘 의학계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이 질환은 창자 안쪽 벽의 면역시스템이 깨져

창자 길을 따라 몸 밖으로 배출돼야 할 항원, 발암물질, 독소가 몸속으로 흡수돼

각종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칼슘, 아연, 소금, 칼륨 등도 필요한 만큼만 몸에서

흡수하고 나머지는 몸 밖으로 배출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흡수되면 몸의 독소가

된다. 내장에 기름기가 많아지고 간의 피로가 심해진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직장인들은 회식, 야식 문화 때문에 유독 이 증후군에

취약하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과식, 영양부족, 운동부족과 특정 음식 탓에 창자의

면역시스템이 깨어지는데 한국의 직장인은 폭음과 기름진 안주 때문에 창자벽이 고장

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장 누수 증후군이 진행되면 간에 무리가 생기고 만성 소화 장애, 현기증,

관절염, 통증, 귀울림(이명), 음식 알레르기, 과민대장증후군, 자가 면역 질환, 각종

피부질환 등이 뒤따른다. 대장의 염증 질환인 크론병과 관계가 깊다는 연구결과도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현재 일부 양, 한방 의원에서 해독치료를 내세우고 있지만 치료 효과는

논란 중이다. 식사 , 음주습관을 포함해 생활 습관을 고치는 것이 우선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용우 박사는 “장 누수 증후군이 의심되면 우선 4R 치료법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창자를 자극하는 술과 담배, 기름지고 짜고 매운 음식 등을

입 앞에서 없애고(Remove), 소화효소와 오메가지방산을 벌충하며(Replace), 유산균

비피더스균 등 유익한 물질을 재보충하고(Reinoculate), 아미노산이나 필수지방산

올리고당을 통해 장 시스템을 복구해야(Restore)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현미밥, 잡곡밥, 통밀 빵과 쿠키 등을 먹고 기름기가 없는 살코기나

생선, 해조류, 채소를 곁들인 규칙적인 식사와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골고루 포함된 종합영양제를 아침저녁으로 복용하는 것도 좋다.

특히 비타민 A, C, E와 코엔자임Q10, 알파리포산, 글루타치온, 셀레늄, 아연 등이

포함된 항산화 영양제를 복용하도록 한다.  

예방을 위해서나 초기에 증세를 누그러뜨리려면 과식을 피하고 지나치게

뜨겁거나 차가운 음식을 먹지 않는다. 우울할 때 음식을 먹으면 창자의 투과성을

증가시키므로 기분 나쁠 때 식사하거나 술을 마시는 것을 피한다. 식사 때 꼭꼭 씹어

먹고 이후에는 산책을 한다. 음료를 이용한 각종 다이어트도 장의 시스템을 깰 수

있으므로 피한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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