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에도 머리카락 심는다

‘머리에 흉터가 생겨 머리카락이 빠지면 어쩔 수 없다? ’

이런 속설을 뒤집기라도 하듯, 흉터로 굳은살이 밴 머리에도 머리카락을 심을

수 있는 의료 기술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권오상, 은희철 교수와 오준규 임상교수(서울 리치피부과 원장)는

최근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제5회 국제모발연구학회에서 ‘CO2 레이저 조사 후

모발 이식’으로 기존 흉터의 모발 이식보다 이식한 머리카락을 최대 4배 이상 향상시켰다고

발표했다.

이 치료법은 흉터에 CO2 레이저를 쏘아 두피 조직의 재형성을 유도한 뒤 모발이식수술을

시행해 이식한 모발의 80% 이상이 살도록 하는 것. 기존의 모발 이식 수술에 비해

머리카락이 최소 50%, 많게는 4배 이상 더 살도록 한 방법이다.

지금까지 상처나 화상, 수술 등에 의해 머리에 흉터가 생기면 흉터를 덜 보이게

하는 수술을 한 뒤 머리카락을 이식했지만 이때 모발이 살아남는 비율이 20~60%에

불과, 일반적 탈모의 머리카락 생존율 95% 보다 훨씬 낮았다.

연구진은 1단계로 CO2 레이저로 두피의 흉터에 지름 1~2㎜, 깊이 4~5㎜의 구멍을

3~5㎜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만든 뒤 4~8주를 기다렸다. 이에 따라 딱딱한 흉터가

부드럽게 되고 신생혈관이 생성되고 상처 회복 과정에서 모발성장에 도움을 주는

‘VEGF’ 등의 물질이 자연스럽게 분비되면 모발 이식 수술을 했다.

연구 책임자인 오준규 원장은 “흉터에 이식한 머리카락이 기존의 모발이식보다

더 빨리 잘랐는데 VEGF 등 사이토카인의 작용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큰 흉터에는

곧바로 적용할 수 없고 △빽빽이 이식하는데 한계가 있어 만족할 만한 수술결과를

얻으려면 2, 3차례 수술해야 하며 △두껍고 딱딱한 흉터에는 효과적이지만 염증으로

얇아진 흉터에는 적용할 수 없는 등의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의 중간결과를 올 4월 피부과 최고 권위지인 ‘피부과학지’(Archives

of Dermatology)에 발표했으며, 이번 캐나다 학회에서 미국 메릴랜드의 ‘스타 의사’인

발레리 챌린더 박사가 자신의 특강에서 이 치료법에 대해 인용하는 등 국제적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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