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약, 아픈 기억 지운다

프로프라놀롤 성분 기억 ‘교란작용’

고혈압약이 교통사고, 성폭행, 가족의 죽음 등 아픈 기억을 잊게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길대학과 미국 하버드대학의 공동 연구팀이 고혈압약 성분으로 쓰이는

‘프로프라놀롤’의 이 같은 효과를 확인하고 미국 정신의학지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십여년전 교통사고, 성폭행 등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고 있는 19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프로프라놀롤’과 가짜약(위약)을 각각 10일

동안 먹게 한 후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그 결과 ‘프로프라놀롤’을 먹은 그룹은 먹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 아픈 기억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고통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이끈 맥길대학 카림 네이더 박사는 “프로프라놀롤 성분이 기억을

되살리는 과정에서 일종의 ‘교란작용’을 일으켜 스트레스와 고통을 완화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대학의 조지프 레두스 박사도 쥐 실험을 통해 특정한 한 가지 기억을

지우는 약 성분인 ‘U0126’을 개발했다고 정신의학지에 발표했다.

레두스 박사는 쥐들에게 특정 음악을 틀어주면서 전기충격을 가해 ‘음악=전기충격’이라고

인식하게 했다. 그러자 쥐들은 음악이 들리면 전기충격이 올 것으로 예상해 몸을

움츠리게 됐다. 그 뒤 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만 U0126을 투여하고 음악을

들려준 결과 U0126을 투여 받은 쥐는 몸을 움추리는 동작을 하지 않았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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