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에브리원

환자·장애인 행복한 순간 ‘찰칵’

김우영 씨(48)는 ‘기계의 눈’이 아닌 ‘사람의 눈’을 통해 차갑고 메마른 세상에

숨통을 열어주는 휴머니티 사진작가다.

김 작가가 ‘인간애’에 빠지게 된 사연은 독특하다. 그는 사진 바닥에서 이름

석자는 알려진 중견작가였지만 직업인으로서 상업사진에 옥죄어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거산(巨山) ‘에베레스트’를 등반한 이후부터 득도를 한 듯 ‘사람’을

앵글에 담기 시작했다.

그가 에베레스트 산을 찾은 건 3년 전 일이다. 김 작가는 히말라야 16좌를 등반한

동갑내기 산악인 엄홍길 씨와 히말라야 등반 희생자의 시신을 수습하는 ‘초모랑마

휴먼원정대’에 참여해 현장 기록을 사진으로 남기는 역할을 맡았다.

김 작가는 “동료의 시신이라도 찾겠다고 떠난 원정대 앞에 가도 가도 끝이 없이

산만 보입디다. 자연의 광대한 경이로움에 머리가 쭈뼛해지는 전율이 느껴지는 짧은

순간 ‘생명의 존귀함’이 가슴 속 깊이 새겨지더군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에베레스트의 전율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행전’으로 엮어냈다.

이후 ‘아름다운 약속’ ‘김우영의 포이동 사진이야기’ 등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사진 전시회를 꾸준히 펼쳐 보이고 있다.

최근 그는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질병과 맞서는 사람들에 대한 아주 특별한

사진전을 열고 있다. 사진전의 주제는 ‘헬로우, 에브리원!-다 함께 행복한 세상’.

사진 속 주인공들은 다양한 사연을 가진 환자, 장애인, 의사, 가족, 봉사자 등 100명의

인물이다.

한쪽 다리를 잃어 의족을 차고 육상선수로 활동하는 조수현 씨,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승객을 구하고 두 다리를 잃은 철도원 김행균 씨, 희귀병을 앓고 있는 윤승준

군, 반신불수 남편의 병수발을 하는 아내 등 사진 속 인물들의 사연은 구구절절 애절하다.

그러나 이들의 모습은 웃거나 서로 보듬어 주는 행복한 순간들로 그려져 있다.

불운을 이겨내며 행복을 찾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 작업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김 작가는 “모두가 카메라 앞에 서는 걸 꺼려해 촬영 처음부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촬영 내내 그분들이 고통을 이겨내고 받아들였던 삶과 묵묵히 품어둔

사랑을 느끼며 함께 울고 웃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진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행복의 의미를 전해 주고 싶었다”며 “장애인과

환자들에 대한 관심과 나눔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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