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상 확충하면 의료격차 해소? No”

KDI 윤희숙 연구원 지적, "실제 지역간 편차 크지

않아"

최근 의료 취약지를 중심으로 건강보험공단 보험자 직영병원 신설 등 공공병상

확충을 위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공병상 확충의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주장이 국책연구소를 통해 제기됐다.

공공병상 30% 확충을 공언한 정부가 이를 위해 2009년까지 4조3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지만 공공병상 확충 논의가 실증적인 근거보다는 신념에 근거한 이데올로기적

대립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

16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윤희숙 연구원은 ‘공공의료기관 양적 확대의 필요성에

관한 실증적 검토’보고서를 통해 "입원서비스 이용을 위한 지역 간 격차는 실제로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지역간 격차 해소를 위한 공공병상의 확충 주장은 합리화하기

어렵다"고 못박았다.

민간의료기관 주도의 의료시스템에서 수요가 보장된 지역에 공급이 집중돼 지역간

격차가 크다는 점은 만성적으로 지적돼 왔지만 이는 분명한 근거가 없는 사회적 통념일

뿐이라는 것이 윤 연구원의 주장이다.

실제로 윤 연구원이 ‘2005년 환자조사’를 바탕으로 입원 환자의 타 지역이동 비율을

추출한 결과 실제 생활권을 벗어나지 않고 입원진료를 받은 비율이 50% 이하인 지역은

전체 243개 행정구역 가운데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입원진료를 받는 기간에 비해 출퇴근이나 쇼핑 등 실제

생활권을 기준으로 진료를 받는 기간의 격차가 3배 가까이 높게 나타나 생활권을

벗어나 타지로 이동하는 비율로 의료 불균등 정도를 판단한다면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한 경우에 비해 불균등 정도가 미미해 진다는 것이다.

윤 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공공병상을 확충해야 한다는 논의는 공공의료기관이

합리적 공급자이며 이를 통해 비용통제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근거로 하고 있다"며

"실제로 공공기관이 민간에 비해 선한 의지를 가진 공급자인지에 대한 실증적

근거는 드물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현재 공공의료기관의 질적 저하와 진료형태에서 민간과 유사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공공의료기관의 질적 저하가 인적·물적

지원의 부족이라는 정부 주장의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공공의료기관의 성공적 운영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정부가 규모와 수를 증가시키는

데 집중하기 보다는 기존 공공의료기관이 가진 문제를 해결해 성공적인 모델 정립에

우선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윤 연구원의 지적이다.

윤 연구원은 "정책이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이미 존재하는 공공의료기관을

정상화해 진료행태의 모범적 선도기관이 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양적인 투입보다는 적절한 성과지표의 개발과 역할 정립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동준기자 (pdj30@dailymedi.com)

출처:

데일리메디( www.dailymed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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