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기 암모기만 동물피 빨아요”

저는 모기! 파리와 남남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그렇지 않아요. 중고교 때 생물의 분류 기준인 ‘종속과목강문계’를 외우신 적 있죠? 저는 족보 상으로 ‘파리 목(目) 모기 과(科)’에 속해요.

저의 영어 이름 ‘mosquito’는 파리란 뜻의 스페인어 ‘mosca’에서 따온 말이어요.

제가 풀잎 위에 알알이 맺힌 이슬을 먹고 산다고 하면 개도 소도 웃는데 정말 억울해요.

‘모기〓드라큘라’라는 소리를 들으면 분통이 터져요.

평소 저희는 이슬이랑 식물의 꿀, 수액 등을 먹고 살아요.

다만 암컷이 ‘회임’했을 때 뱃속에 꽉 찬 알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만 동물의 피를 빨아 먹죠. 얘들이 먹겠다는데 모성애도 죄인가요?

물론, 우리 중에서도 동족을 잡아먹는 나쁜 놈도 있지만 인간 세상은 안 그런가요?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복달인데….

음, 이제부터 우리들의 ‘은밀한 얘기’를 해볼까요?

저희 중 토고숲모기는 ‘둘 만의 섹스’를 고집하지만 대부분은 땅거미 진 때나 해돋기 직전 언덕 위 허공에서 군무(群舞)를 이룬 다음 관계를 갖죠.

암컷 10∼30 마리가 ‘노닐고’ 있으면 수컷 몇 백 마리가 몰려와 기둥을 이루며 ‘폼’을 잡죠. 그러다가 눈 맞은 암수가 땅으로 내려와 ‘음, 음, 음’하는거죠. 저희에겐 6개의 다리마다 한 쌍의 발톱이 있어 천장에 쉽게 매달릴 수 있는데 성 관계 때 수컷은 이 발톱으로 암컷의 요동치는 몸을 꽉 잡아 무사히 일을 끝냅니다.

그렇다고 ‘그룹 섹스하는 문란한 벌레’로 저희를 매도하진 마셔요. 암컷은 13번 정도 한번에 150여 개씩 알을 낳지만 그렇다고 13번 관계를 가졌다는 뜻은 절대 아니어요. 암컷은 몸속에 정자 주머니가 있어 필요한 만큼 정자를 꺼내 수정시킬 따름이에요. 놀라지 마셔요. 암모기는 일생에 단 한 번만 관계를 갖는답니다. 일부종사(一夫從事)하는 곤충, 바로 저희랍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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